일본내 금융기관 재편 시나리오의 양대 축인 미즈호은행, UFJ은행이 대형 합병은행으로 탄생함과 동시에 전산시스템 미비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 등 순탄치 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다이이치칸교·후지·니혼쿄교은행 등 3개 은행 통합으로 탄생한 미즈호은행은 합병은행 서비스 개시 첫날인 지난 1일 현금자동인출기(ATM)망에 문제가 발생, 2일 오전까지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등 전산시스템 통합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산와은행, 도가이은행의 합병은행으로 탄생한 UFJ은행도 전산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해 약 18만3000건의 송금 거래를 2중으로 정산하고 약 5000건의 송금을 미처리하는 오류가 발생,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미즈호은행 전산시스템의 경우 옛 다이이치칸교은행은 후지쯔의 시스템을, 옛 후지은행은 일본IBM 시스템을 각각 사용하고 있어 이를 중간 접속 컴퓨터를 통해 연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같은 전산시스템 오류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일이다. 99년 통합발표 이후 애초 다이이치칸교의 전산시스템을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오랜 경쟁관계에 있던 후지은행 측이 반발, 결국 이번과 같은 연결형태의 전산시스템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양 은행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작업 진행보다는 서로간의 협의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합병은행을 출범시킨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역시 미즈호은행과 마찬가지로 NEC 전산시스템을 사용해온 옛 스미토모와 후지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던 옛 사쿠라은행 시스템을 중간접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전산 오류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7월까지 NEC 전산 시스템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경우 현재와 같은 연결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내년 3월까지 시스템 통합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