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시장 중간규모업체 입지 `살얼음`

전자상거래(e커머스) 분야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거대한 산불까지는 아니어도 닷컴거품이 사라진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전자상거래 분야에 향후 시장 진행 방향을 가늠케 하는 새싹들이 트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닷컴 붐의 진정이 전자상거래 시장에는 약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온 뒤의 땅이 굳어진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애널리스트 앤드뷰 바텔스는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에는 복잡한 흐름이 있다”면서 “이 모든 것들이 전자상거래 분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전문가들이 내놓고 e커머스타임스(http://www.ecommercetimes.com)가 전한 최근의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특징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소매 채널의 다양화=고객들은 카탈로그든, 직접 상점을 방문하든, 또는 인터넷을 통해서든, 여건이 되는 대로 편리한 방법을 동원해 물건을 구매하기를 희망한다. 따라서 웹사이트들은 물론 전자상거래의 성공모델로 평가받는 ‘클릭 앤드 모르타르’들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저기에 좌판을 여는 것이다.

 월마트가 그런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시어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테크닉이 부족했던 토이저러스도 최근 아마존과 제휴를 통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 충족시키기=미시간대학 연구팀은 닷컴 거품이 가시고 나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과거 오프라인 기업들에 비해 훨씬 더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신경을 쓴다고 발표했다. 시장 격변이 낳은 긍정적 결과다.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에 대해 업체만큼이나 잘 알고 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업체들은 온라인상에서 고객들에게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실패도 많았지만 지금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목표가 단순하다. 고객만 만족시키면 된다.

 ◇변화를 보이지 않는 고객들의 쇼핑 행태=업체들에 있어 웹은 약속된 땅이다. 고객 관리를 통해 고객들의 구매행태를 속속들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피터 페이더 교수는 “고객들의 구매행태는 지극히 정적이다. 웹도 이것을 변화시키지는 못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이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 성공 전략은 눈에 보인다.

 ◇중간 규모 e소매상들의 소멸=수많은 닷컴기업들이 파산과 합병으로 사라져 갔다. 특히 중간 규모 사이트들의 설 땅이 가장 협소하다. 에그헤드가 아마존에 합병됐고 아웃포스트가 프라이스일렉트릭에 팔렸다. 반면 e베이나 아마존과 같은 거대 사이트들은 아직 위상에 걸맞지 않는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소규모 사이트들 역시 나름대로 전문성을 찾아가고 있다. 웹에서만큼은 어중간한 크기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익의 증가=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업체들은 이제 꽃놀이를 즐길 일만 남았다. 살아남은 업체들은 대부분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익을 보는 업체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닷컴기업들의 이익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치가 없다. 아마존이 이익구조로 바뀌었고 e베이도 이 대열에 동참했으며 구인·구직 사이트인 몬스터닷컴과 여행사이트 프라이스라인·트래블로시티, FTD나 1-800-플라워스닷컴 등도 이익을 내고 있다.

 바텔스는 “이미 1년 전에 톱 40사이트 가운데 3분의 1은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면서 “이 수치는 60∼70%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