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 상호접속료 대폭 삭감 별정사업자 `발등에 불`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거는(LM) 요금이 인하되면서 별정통신사업자들은 비상에 걸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망 상호접속료를 하향 조정하면서 LM요금이 15%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돼 별정사업자들에도 요금인하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나 기간통신사업자에 줘야 하는 접속료는 지금보다 크게 낮아지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별정사업자들의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가입자가 적은 일부 별정사업자들은 운영 자체가 버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왜 비상인가=접속료를 주고 받는 기간사업자와 달리 별정사업자는 기간사업자에 접속료를 일방적으로 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 LM요금 인하로 별정사업자들은 기간사업자들과 경쟁하려면 요금을 낮춰야 하는 입장이다.

 별정사업자는 기간사업자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접속료인하 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인하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가입자가 적은 소규모 별정사업자의 경우 협상력이 떨어져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지 않아도 기간사업자에 비해 많게 20%까지 높은 접속료를 지불하는 별정사업자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별정사업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열악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LM요금 인하부담까지 더해져 통신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별정제도 도입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자 ‘뾰족한 대책이 없다’=별정사업자들은 LM요금 인하폭이 예상밖으로 크자 비상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K텔링크는 이달 말께 이동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접속료인하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래텔레콤·삼성네트웍스·프리즘커뮤니케이션즈 등도 접속료인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라도 먼저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회사는 어느 정도의 가입자 기반을 다져놓아 그나마 형편이 낫다.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나머지 업체들은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관계자들은 “접속료 인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하폭은 사업자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력을 갖춘 별정사업자도 접속료 인하가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경우 자금부담을 갖게 될 전망이다.

 A사 관계자는 “이용자 요금을 우선 내리고 여러 기간사업자와의 협상을 통해 접속료를 인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접속료 인하가 한꺼번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면서 “110원이던 접속료를 상호접속료 수준인 70원대로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듯이 이번에서 여러번의 협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이번 상호접속료 인하로 가뜩이나 불만인 이동통신사업자와 협상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어느 정도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원만히 해결해야’=정보통신부는 별정사업자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별도의 조치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다자간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접속료 문제는 사업자간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며 “현재로선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없으며 불합리한 협상이 이뤄질 경우 통신위원회를 통해 중재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접속료를 놓고 되도록 적게 내려는 별정통신사업자와 현 수준을 유지하려는 기간사업자 사이에 줄다리기가 시작된 셈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