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지부진한 디지털TV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 http://www.fcc.gov)까지 발벗고 나섰다.
USA투데이 신문은 마이클 파월 FCC 위원장<사진>이 최근 미국 TV수상기 제조업체와 케이블 및 통신 협회(NCTA) 관계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TV수상기 업체들이 디지털 방송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디지털TV 출하를 서두르도록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파월 FCC 위원장이 ‘디지털TV 업체들의 제품 출하일정’까지 챙기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에서 디지털 방송 준비작업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는 지난 97년 오는 2006년까지 4대 방송 네트워크와 HBO 등 주요 케이블 방송 사업자들이 디지털 방송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약 700억달러에 달하는 TV 주파수를 부여한 바 있다.
그러나 그후 미국 방송 사업자와 TV 생산업체들은 서로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면서 미국 내 디지털TV 사업 준비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따라서 파월 위원장의 제안은 TV수상기 및 방송 사업자에게 각각 뚜렷한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업계의 해묵은 논쟁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위원장은 ABC, CBS, NBC, 폭스 등 4대 네트워크와 HBO 등 케이블 사업자들에도 “늦어도 올 가을까지는 황금시간대(프라임 타임)에 송출하는 프로그램의 약 절반 정도를 디지털 방송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콤캐스트와 에코스타 등 케이블 및 위성 TV사업자들에게도 내년 1월 1일까지 가입자들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 지우지 않는 상태에서 디지털 프로그램을 제공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USA투데이 신문은 미국 방송 업체들의 디지털 방송 송출을 위한 투자가 미흡한 데다가 디지털TV수상기(약 1500달러) 및 컨버터(약 500달러) 가격 또한 시청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디지털 방송이 미국 일반 가정에까지 보급되는 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