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는 90년대 초부터 사상 유례없는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 산업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일본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떤 변화 때문에 무선통신시장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일본 무선 통신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점은 이동전화 가입자가 매년 1000만명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이동전화 서비스를 실시한 나라로 90년대 후반 이후 고속성장을 지속해왔다. 95년부터 이동전화 인구는 매년 1000만명씩 증가, 2000년 말 현재 6094만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높은 성장률은 98년 2월에 개시한 모바일 인터넷 접속서비스에 힘입은 바 크다. 서비스 개시 초년도인 98년 가입자 수는 5만명에 불과했으나 2년 후인 2000년에는 3457만명으로 늘었다.
실제 일본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2000년은 분수령으로 기록될 만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반전화(2000년도 5226만) 등 유선통신 서비스가 이동전화(2000년 6094만) 등 무선통신서비스에 추월당했다. 이는 21세기가 무선시대라는 것을 알리는 서포였다.
이 배경에는 98년 모바일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개시한 NTT도코모가 있다. 도코모는 사업자간 및 단말기간 메일전송 등 양방향 통신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또 이동전화를 음성통화 전용에서 데이터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단말기로 전환시켰다. 도코모로 인해 게임·메일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생활의 편리성 및 유연성이 확대됐다. 또 이러한 요인들은 도코모 가입자 확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한 트래픽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동전화와 유선전화간보다는 이동전화간 트래픽이 크게 늘어났다. 전체 통신 회수에서 이동전화간 통신 회수의 비율을 보면 97년 7.5%에서 2000년에는 22.4%로 늘었다.
사업자 중에는 도코모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96년 52.5%였던 도코모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 59.1%로 6.6% 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속에서 앞으로 시장 변화는 아래와 같이 예상할 수 있다. 첫째, 휴대폰 시장의 중요 축인 콘텐츠 사업자 수가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몇년동안 이 분야 경쟁이 격심해지면서 사업자들의 수익구조에 문제가 발생했다. 부익부빈익빈이 가속화되면서 소수의 경쟁력있는 기업이 휴대폰 콘텐츠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로 변모하고 이로 인해 기획·개발·유통이 분리되면서 전문화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들 수 있다. 내수 시장에서 수익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수단이나 서비스 다양화를 위한 목적은 물론, 최근에는 콘텐츠 개발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한 해외진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무선 LAN의 보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은 올해를 무선LAN 보급 원년으로 삼았다. 도코모를 중심으로 한 이동통신서비스회사는 물론이고
NTT커뮤니케이션 등 다수의 유선사업자들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