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퀄컴 칩 결함은 단순히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 칩을 채용한 국내 기업의 이미지 실추와 후속조치로 인한 비용부담 그리고 단말기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 칩을 채용한 삼성전자는 지난 1월말부터 지금까지 퀄컴의 MSM5100을 사용해 개발·판매해 온 개인휴대단말기(PDA) 넥시오 3069대를 모두 리콜한 후 무상으로 수리해 주기로 했다. 문제의 통신 모듈이 삼성전자 제품은 아니지만 과감하게 리콜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발빠른 조치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
LG전자와 SK텔레콤도 조만간 MSM5100을 채용한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으로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MSM5100뿐 아니라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이 수출용 단말기에 탑재한 MSM5105에도 문제가 있다고 전해지면서 우리나라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의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미국 스프린터에 MSM5105를 탑재한 단말기를 공급한 LG전자는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퀄컴 칩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동전화단말기 업체인 오디오박스사가 퀄컴 칩의 결함에 대한 문제를 공식으로 제기했고 이에 퀄컴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모델에서 오류가 발생해 고객사들과 협의하에 이를 수정했다”면서 “현재 공급되고 있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건과 관련해 퀄컴은 이에 대한 비난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제품을 개발하면 신뢰도 테스트를 거쳐 완벽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퀄컴이 이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실제 제품을 채용하자 간헐적인 무선통신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은 전적으로 퀄컴측이 져야 할 것이다.
이번 퀄컴 칩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국산 단말기 수출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특히 퀄컴 CDMA 종주국으로서 이미지 훼손은 돈으로 계산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가지라고 본다. 우선 리콜이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다. 간헐적인 무선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제품에 한해서 무상으로 수리하거나 환불해 주는 리콜제도를 적용해 문제의 칩을 최대한 빨리 수리해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리콜은 제조업체들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업체가 비용을 부담한다. 하지만 이번 퀄컴 칩의 문제는 제조자 비용부담 차원에서 전액을 퀄컴이 부담해야 한다. 이를 처리함에 있어 비용부담이나 처리과정에서 해당업체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로 시간을 허비해서도 안될 것이다. 그러다간 자칫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불만을 살 수 있다.
또 하나는 컬컴의 CDMA의 우수성을 재확인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CDMA분야에선 우리나라가 최고다. 이를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런 와중에 퀄컴 칩에 결합이 생긴 것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CDMA분야에서 최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선 퀄컴과 국내 업체들이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특히 퀄컴이 CDMA와 관련 제품을 선보이기 전에 국내 관련업체와 제품신뢰도 테스트를 같이 해보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