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설비 정보화사업과 생산공정 IT화 사업’ ‘e컨설팅 지원사업과 IT화 사전컨설팅사업’
사업명에 ‘정보화’란 용어가 들어간 것은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이 전담하는 사업이고 ‘IT화’란 용어가 들어간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전담하고 있는 사업이다.
정보화와 IT화라는 용어 때문에 얼핏 개념이 전혀 다른 것 같은 이들 사업들은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지원규모가 다를 뿐 사실상 거기에서 거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이 견해다. 그럼 왜 개념이 같은 사업이 중기청 산하 두 기관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추진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자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 그리고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의 미묘한 신경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지난해 중기청이 단독으로 추진하던 ‘1만개 중기 IT화 사업’은 ‘3만개 IT화 사업’으로 발전되면서 산자부가 추진하게 됐고 산자부는 그 주관기관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선택했다. 이때부터 중진공은 중기청에게 정보화 관련 사업에 한해서 만큼은 소원한 관계가 됐다. 이후 중기청이 만든 정보화경영원에서 중진공의 정보화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벌이게 된 것도 이같은 관계 때문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중기청은 같은 중기청 산하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확정되기 전까지)정보화경영원이 하는 일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알리지 말라’라는 지침 아닌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상황만 본다면 양측의 신경전은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변수라면 사람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임 이석영 중기청장은 따끈따끈한 산자부의 정보화 관련 정책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 또 이제 그는 중기청의 수장으로서 중소기업정보화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그만큼 서로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누구보다도 산자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이다.
산자부와 중기청의 정보화업무 중복 논란은 아직 관계자들 입에서만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논란이 ‘확산·심화되는냐’ 아니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드는 에너지로 승화되는냐’를 청장의 몫으로 돌린다면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일까.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