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등 다국적 PC업체들이 가격인하 공세를 통해 중국 노트북 컴퓨터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9일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IBM·컴팩·도시바 등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PC업체들은 노트북 가격을 10∼15% 정도 인하, 시장 진입이 어렵기로 소문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은 지난 1일 자사의 노트북 ‘싱크패드’ 가격을 10∼15%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싱크패드’ 일부 모델의 경우 가격이 4700위안까지 내려갔다. IBM의 한 관계자는 “연초에 발생한 관세 인하와 이번 가격인하 조치와는 아무 상관없다”고 밝히며 “연초의 관세 인하 효과는 당시 제품에 모두 반영됐으며 부품 구매·생산·분배 등의 모든 절차에서 최대한 거품을 모두 제거해 그만큼 단가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도시바의 경우 IBM보다 한달 정도 앞선 지난 3월 4일 자사의 모든 노트북에 대해 가격을 8∼10%, 일부 모델의 경우 13%까지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도시바의 노트북 중 최소 두개 모델은 가격이 2000위안까지 내려갔다.
세계 2위 PC업체인 컴팩도 최근 자사의 ‘프리자리오’와 ‘엘보’ 모델을 대상으로 가격을 평균 12∼14% 내렸다. 이에 따라 ‘프리자리오 2700C’ 모델의 경우 4000위안까지 값이 내려갔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도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마트스텝 100N’이라는 노트북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특히 이 제품은 델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소비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것이다. 델은 작년에 저가 정책을 무기로 중국 데스크톱 시장에서 매출을 전년보다 34%나 끌어 올린 바 있어 노트북에도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외국 메이저PC업체들의 이같은 저가 공세에 직면한 레전드홀딩스·칭화유니스플렌더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은 “지난 1월에 이미 가격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 가격을 고수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레전드의 경우 연초에 모든 노트북을 대상으로 가격을 6∼10% 내린 바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외국브랜드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현지 업체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면에서는 당분간 여전히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이들 현지 업체의 제품 가격이 벌써 제조비 수준에 근접해 있어 앞으로 더 이상 외국계 대형업체들과 가격전쟁을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근착 베이징 청년일보는 IBM이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지난 1분기에 중국 노트북PC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