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佛대선 출마 시라크후보 비판사이트 `우후죽순`

프랑스 전역이 7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유세로 뜨거운 가운데 최근 재선에 도전하는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어 선거결과와 관련된 이들의 영향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시라크 후보의 부정부패와 식언, 정치적 무능력을 조롱하는 웹사이트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라이오넬 조스팽 현 수상이 반사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 생겨나는 웹사이트들의 특징은 시라크 후보가 연루된 각종 스캔들을 집대성해 이를 그의 개인적 인물 됨됨이와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http://www.bilanchirac.net이라는 웹사이트는 시라크 후보와 관련된 일곱가지 스캔들 내용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일례로 그가 파리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8년 동안의 개인 식료품 비용으로 무려 220만유로(약 26억원)를 지출해 그의 입맛이 과연 세계적(?)임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웹사이트는 시라크 후보가 지난 95년 사회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직전까지 “대통령직을 사임할 망정 사회당 내각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해 놓고 이 말을 곧바로 뒤집는 등 정치적 식언을 거듭해 왔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런 비난은 그의 고령과 식지않은 권력집착에 대한 조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과거 세대의 세계 지도자들인 브레즈네프·레이건·대처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그 사진설명으로 ‘시라크, 69세, 해피 버스데이’라고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

 http://www.chiracopoly.com이라는 웹사이트는 시라크 후보 주위의 부정부패를 야유하는 온라인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해 시라크 측근들이 당신의 호주머니 돈을 모두 빼내어 탕진하고서도, 법망을 빠져나가 열대의 해외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도록 도와줍시다”라는 문구가 보여주듯이 이 게임은 시라크 후보 측근들의 부패와 특권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한편 http://www.sept-ans-pour-rien.com은 그 사이트 명칭(7년이 허사)에서도 나타나 있듯 시라크 후보의 정치적 무능력을 질타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면 시라크처럼 형편없는 대통령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퀴즈에 각자가 그럴 듯한 해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이런 시라크 후보에 대한 조롱은 급기야 http://www.impunite-zero.net과 같은 웹사이트에서 보듯이 대통령의 면책특권 제한 서명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라크 후보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법원이 그를 각종 스캔들 연루혐의로 직접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라크 후보 진영은 이러한 웹사이트들에 대해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력한 다른 대통령 후보인 조스팽 수상 진영은 이를 여유있게 즐기는 표정이다. 조스팽 후보를 ‘정직하고도 솔직한’ 인물로 부각시켜, 시라크 진영과의 정책대결에서는 물론 인물대결에서도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조스팽 후보 또한 그 인물 됨됨이나 정책면에서 시라크 후보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시라크 후보를 조롱하는 웹사이트들의 영향력이 실제로 조스팽 후보의 지지표로 연결될지 아직은 의문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