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뱅킹 등돌린 `넷心`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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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터넷에서 각종 제품을 구입한 후 대금결제까지 ‘원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뱅킹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계좌 수가 단숨에 820만 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아직 온라인 뱅킹 이용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최근에는 금융 기관들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미래가 불확실한 온라인 뱅킹 대신 오프라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http://www.gigaweb.com)이 최근 펴낸 보고서(Internet Banking:Myths, Legends and Opportunities)에서는 미국과 유럽 금융 고객들의 온라인 뱅킹 활용현황을 분석한 후 네 가지 성공조건을 도출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온라인 뱅킹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확산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인터넷을 금융 업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중의 하나로 간주하게 됐다. 즉 인터넷도 은행 지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같이 고객이 금융 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채널(경로)이 된 것이다. 사실 현재 은행들은 인터넷과 자동화를 적용한 새로운 지점 전략을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터넷 뱅킹에 밀려 은행 지점이 사라질 것이라던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전망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은행 고객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자주 방문하고 있다.

 또 인터넷 뱅킹을 도입해 돈을 번 은행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은행들이 인터넷처럼 유지비용이 낮은 채널로 고객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고객들은 요지부동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없는 뱅킹 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단 하나뿐이다. 즉 인터넷 채널의 장점을 살려 고객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뿐이다. 은행은 이를 위해 더 나은 서비스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인터넷 뱅킹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온라인 채널에서 확실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 서비스, 거래자동화(STP), 브랜드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는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추세를 잘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수립한 경쟁사들에 고객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인터넷은 고객의 계좌 관련 활동, 고객 요청의 신속한 처리, 금융 서비스 제품 연구 등의 측면에서 앞으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셀프서비스, 자동화, 채널 등을 회사의 중장기 발전 전략에 통합시킬 수 있는 은행만 살아남을 수 있다.

 온라인 뱅킹에 관한 고무적인 소식은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빈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미국 은행연합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와 갤럽(Gallup)이 공동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에 대한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0년 미국에서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횟수가 전년대비 64% 증가한 데 이어 인터넷 비즈니스가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온라인 뱅킹 서비스 이용은 전년대비 32%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인터넷은 고객들이 새로운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금융고객들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언제든지 필요하면 온라인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객들은 또 인터넷으로 제공받는 금융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더 많을 것을 원하게 됐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대치도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조사업체인 MORI(Market and Opinion Research International)는 최근 영국 정부와 인터넷 은행인 에그(Egg)의 의뢰를 받아 약 2000명의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거의 절반(46%)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상에서 금융 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이들이 인터넷에서 구입한 상품 중 빅3는 보험, 신용카드, 저축 상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특히 자신들이 보유한 계좌를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모두 보여주는 계좌통합관리(account aggregation) 기술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36%). 아쉽게도 영국의 금융기관들은 아직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미국에서 수행된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응답결과가 나왔다. 미국 네티즌의 25∼33%가 계좌통합관리 서비스를 원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 무려 67%가 현재 자신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에서 계좌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자지갑(e-wallet) 기술의 범위가 너무 좁다고 불평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이에 앞서 마스터카드(Master Card)가 2000년 4분기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스터카드 회원들은 신용카드 청구서 및 명세서 조회, 계좌 잔액 조회, 이체, 청구서 지불, 송금 등과 같은 금융 업무로 전자지갑의 기능을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개 보고서가 제시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최근 전세계 금융 서비스 소비자들이 온라인 뱅킹의 존재를 원할 뿐 아니라, 온라인 뱅킹이 실제 은행을 방문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이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고객들은 더 이상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온라인 뱅킹 4대 성공조건

 금융 기관들이 인터넷을 포함한 멀티채널 전략을 성공시키려면 고객의 기대(customer expectation), 서비스, 거래자동화(STP), 브랜드의 4가지 핵심요소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첫째,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 고객들은 온라인 채널이 오프라인 접촉보다 더 구체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과금 납부 같은 온라인 요금지불 서비스가 진정한 전자지불 방식이라기보다는 업체가 요금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도구로 인식되면서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지불 서비스 품질이 오프라인 방식보다 편리하거나 최소한 동등하지 못하다면 고객들은 이 서비스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둘째,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금융기관들은 이를 위해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 외에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최근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인터넷 때문에 금융분야 고객들의 기대치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고객들 중에 온·오프라인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 고객들은 그 대신 계좌개설, 이체, 대출, 주식 매입 시 자신의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것만으로 금융기관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셋째, 금융 서비스는 처음 시작부터 완료할 때까지 자동화된 거래시스템(STP)을 통해 실현된다. 향후 STP는 금융 서비스에서 기본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사실 STP는 대출할 때 신용 등급 평가작업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출의 경우 신용 조사 과정은 최근 몇 년 동안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까지 사용됐던 지루하고 수동적인 단계는 최근 모두 자동화됐다. STP는 또 이해 당사자들의 규모가 더 큰 담보 대출업무로까지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STP의 채택은 고객과 기업이 대출을 신청하는 과정을 더욱 빠르고 쉽게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금융 기관들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금융 기관들은 우선 자금을 운영하고, 고객을 돕고, 금융 문제에 대해 조언하는 데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브랜드 인지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결론

 온라인 뱅킹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온라인 뱅킹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도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은행은 다른 은행 및 비 은행계 사업자들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도 우선 가치 있는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은행은 고객들에게 온라인 뱅킹 서비스에 대해 잘 알리고 고객들이 그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비스는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며 이로 인해 충성하는 고객과 불평하는 고객이 생겨날 것이고 불평하는 고객은 떠나게 될 것이다. 기술 또한 금융 기관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등록, 고객 확인, 자동화된 신용 조사, 지불 등은 첨단 정보기술(IT)이 금융 서비스의 품질까지 좌우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서비스는 은행의 성패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중장기 발전전략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가장 큰 기회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때 만날 수 있다. 특히 은행들은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멀티채널 아키텍처 및 고객관계관리(CRM) 관련 업무 등과 연계해 사용할 경우 신규 고객유치 및 매출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