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기업 IT수요 `원기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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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 회복과 함께 아시아 지역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기업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sj.com)은 대만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이 최근 비디오게임기, 매킨토시 컴퓨터 등에 대한 소비자 수요의 빠른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으나, 네트워킹장비 등 기업들의 설비투자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회복 신호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의 랩톱 컴퓨터 업체인 대만 콴타컴퓨터의 경우 올 1분기 제품 생산이 전년대비 29% 급증했다. 그러나 기업용 IT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대만의 대표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액톤테크놀로지와 D-링크는 1분기에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고속 인터넷 장비판매는 크게 늘었으나 기업 사용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스위치 등의 판매가 저조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1%나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반면 기업 경영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아시아태평양 사업부 고던 아스틀스 사장은 “남은 건 경영자들의 신뢰”라며 “기업 경영자들이 경제가 실제로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전까진 기업들의 IT 관련 지출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와 기업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 IT 시장 전체규모는 약 9.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자 수요의 회복신호는 도처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만 최대의 전자제품 조립업체인 벵크는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무려 97%나 늘어났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LCD 모니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다른 대만 전자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홍하이프리시즌은 소니에 납품하는 비디오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수요 급증으로 1분기 매출이 38% 늘어났으며, 카메라 조립업체인 프레미어이미지테크놀로지는 디지털 카메라 수요의 증가로 1분기 매출이 22% 증가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