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이하 현지시각) 8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 재판 심리가 중간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 정부와 MS가 지난해 11월 마련한 화해안에 반대, 유타 등 9개주가 제소해 시작된 이번 공방은 특히 9개주들이 PC분야 외에도 휴대폰·휴대형 컴퓨터, 텔레비전 셋톱박스·미개발 고안물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MS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9개주를 대신해 법정에 선 반(反) MS 진영의 업계 관계자·컴퓨터 전문가들은 증언을 통해 “MS가 갖은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증언, MS를 난타했는데 특히 11일에는 프린스턴대 교수가 “윈도 운용체계와 익스플로러를 분리할 수 있다”고 증언, 그간 MS가 항변해온 ‘양자가 기술적으로 절대 분리 불가’에 결정타를 날리기도 했다.
◇앤드루 애펄(프린스턴대 컴퓨터 공학 교수)=MS를 공격하기 위해 열다섯번째로 증언에 나선 그는 11일 “윈도와 애플리케이션이 기술적으로 분리 불가능하다는 MS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MS는 이미 ‘윈도XP 임베디드’라는 윈도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스데일(넷스케이프 전 CEO)=그는 심리 이틀째 재판부에 보낸 서명 증언에서 “미 정부와 MS 합의안은 MS의 독점 재발 방지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하며 “합의안이 허점 투성이”라고 정부와 MS를 몰아붙였다.
◇마이클 티먼(레드햇 CTO)=티먼도 증언에서 “MS가 다른 회사를 방해할 의도로 공개 기술표준의 소유권을 차지했다”고 비난했다.
◇퍼머(게이트웨이 중역)=퍼머도 “MS가 자사 운용체계(OS)인 윈도를 사지 않고는 소비자가 컴퓨터를 살 수 없도록해 결과적으로 컴퓨터 메이커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MS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칼 레드버터(노벨 CTO)=레드버터도 “MS가 의도적으로 산업 표준을 무시하고 경쟁사의 서버 소프트웨어를 시장에서 도태시키려했다”고 비난, MS의 불공정 행위가 데스크톱에서 서버로 비화됐다. 그는 “MS의 행위가 소비자의 선택 범위를 좁히고 소프트웨어 선택권을 방해,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마이클 메이스(팜 COO)=메이스는 “MS가 팜을 견제하기 위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증언하며 “MS가 팜 기반 장비들이 윈도 운용체계를 이용하는 데스톱 컴퓨터와 호환되지 못하도록 했다”고 폭로했다.
◇미첼 케르츠만(리버릿 CEO)=케르츠만은 MS가 케이블 TV 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자사 소프트웨어 이용을 강요하는 수법으로 양방향 TV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면 증언에서 “MS가 다른 회사의 셋톱 양방향 TV 기술을 도태시키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존 보스웍(AOL 부사장)=보스웍은 “미국 법원이 MS에 대해 독점금지 규제를 엄격히 하고 MS의 영업전략에 제한을 가할 경우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특정 소비층을 위한 맞춤형 컴퓨터를 고안해낼 수 있다”며 다소 색다른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제조업체들이 어린이들을 고객으로 한 그래픽과 프로그램을 갖춘 ‘해리 포터’ 컴퓨터나 AOL 서비스에 중점을 둔 컴퓨터 등 다양한 고객지향형 제품을 만들고자 하지만 MS의 방해로 실현이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