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이 음성 메일은 비밀이 유지되고 삭제하면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밥 웨이먼 휴렛패커드(HP) CFO가 최근 경험했듯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단순한 실수인 경우다. 누군가가 메시지를 전송했거나 근로자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음성 메일 패스워드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기업의 음성 메일 시스템은 해커에 취약하다. 이런 이유로 음성 메일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 웨이먼 CFO의 음성메일은 최근 새너제이머큐리뉴스 기자에게 전달되었다. HP는 비밀이 유지돼야 할 이 음성메일이 유출된 이유로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조사 중이다. HP는 합병에 반대하는 직원이 의도적으로 메일을 보냈거나, HP 보안 시스템의 허점 또는 전화 도청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문제의 음성메일에는 칼리 피오리나 CEO의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이 메시지는 “피오리나 CEO와 웨이먼 CFO가 나서서 투자자들이 합병 계획을 지지하도록 설득해야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주디 라드린스키 HP 대변인은 이 음성메일 유출에 대해 “우리는 내부 통신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기업 음성메일이 무단 공개된 이 사건은 매우 심각한 일로 적절한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라드린스키 대변인은 자사가 취할 조치에는 사직 당국의 조사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음성메일은 개인간의 대화처럼 비밀이 보장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음성메일은 이처럼 비밀보장이 안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삭제된 메시지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통상적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메시지를 복제해 보관한다. 이 복제 메시지는 원래의 메시지가 삭제된 뒤에도 오랫동안 보존된다.
기업음성메일시스템 설치업체인 프로페셔널커뮤니케이션스 소유주인 짐쿤스는 “그것은 아카이브에 있고 음성메일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음성메일 절도범이 이 데이터를 주 전화 메일 서버 혹은 아카이브에서 쉽게 훔칠 수 있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밀피터스에 있는 아바야 음성메시징 사업부의 마티 파커 부사장은 “이용자의 패스워드를 모르고서는 백업 데이터에서 메시지를 찾아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음성메일 시스템 관리자는 이용자보다 음성메일 접근이 용이하지만 관리자가 실제로 이용자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이용자의 패스워드를 바꾸는 방법이 유일한 경우가 흔하다. 이 때 이용자는 바뀐 패스워드를 보고 다른 사람이 메일을 엿듣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시스템이든 보안에 완벽한 것은 없다. 전문 지식을 가진 이가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고 시스템의 보안 기능을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해 시스템이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