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연구조직의 생산성

 ◆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ef.re.kr

산업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연구개발조직(연구소)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존의 조직내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맨 먼저 시도해야 할 것은 비생산성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연구조직에서의 비생산성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비효율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중장기계획으로부터 기인한다. 만일 중장기계획이 정확한 기술예측이나 환경변화 추이에 준거하지 못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소요예산과 인력 등이 뒷받침되지 못할 때 나아갈 목표와 방향감각을 잃게 되고 연구원 각자가 표류하게 된다.

 또한 경영 및 관리기법은 일반조직과 달라야 한다. 획일성만을 강조하고 외형적인 면만 평가한다든지, 통제적이고 관료적인 관리기법 등은 연구원이 본질 외적인 면에 치중하게 된다. 특히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조직 및 인원운용이다. 흔히 오래된 조직일수록 조직구조가 커져 가분수를 이루게 되고 인원 또한 필요 이상으로 팽창해 연구원의 보조원, 보조원의 보조원 등으로 매머드화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대한 조직구조, 과다한 인원구성은 유연성과 순간 결집력이 크게 요구되는 연구조직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외에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불충분하거나 비효과적일 때, 자질이 부족한 연구원의 유입과 기존 구성원의 능력유지가 안될 때, 그리고 정확한 성과평가에 근거한 승진·승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 따른 연구환경의 심리적 불안정이 비생산성을 심하게 낳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연구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진부할 때 비생산성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개량기술이 됐건 첨단기술이든 각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이라는 예리한 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원에게 철저히 계획에 입각한 지속적인 재교육을 시키거나 새로운 우수 연구원의 영입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이 여러가지 생산성 저하원인과 해소방안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연구조직의 최고경영자인 CEO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연구개발 조직의 생리와 특성을 감안, 조직내의 비생산적인 요인을 항시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경주해야만 한다. 궁극의 목표는 연구원의 사기를 높이고 연구개발의 의욕을 고취시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흠뻑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