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 양국이 세계 가정용 전자제품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가전 업체들이 미국 벽걸이 TV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15일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를 비롯한 파이어니어·샤프·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은 이달 말부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LCD)을 장착한 초박형 벽걸이 TV를 미국 시장에 대거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한다.
이들 중에 히타치는 32인치 및 42인치의 대형 PDP TV를 이달 말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내년 봄까지 약 1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PDP TV를 판매하고 있는 파이어니어는 올해 미국 내 PDP TV 판매망을 확대해 벽걸이 TV 판매를 지난해(1만4000대)보다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도시바와 함께 미국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샤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LCD TV 판매를 지난해보다 무려 3배 정도 늘어난 2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판매 중인 13인치 및 20인치 제품 외에 30인치 신제품을 대거 추가할 계획이다.
도시바도 오는 6월 LCD TV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것을 계기로 벽걸이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편 미국에서 일반 가정의 벽면에 설치해 대형(스펙터클)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는 43인치 PDP TV 소매가격은 약 1만달러(1330만원), 또 30인치 LCD TV 가격은 약 7000달러(910만원)를 각각 호가해 아직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지만 최근 미국 부유층 가정을 중심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업체들이 최근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벽걸이 TV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경쟁 업체들을 의식한 행보”라고 일본경제신문은 분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