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게임업계의 중국시장 진출

우리한테 제2의 수출시장인 중국시장 공략에 국산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발벗고 나섰다.

 이미 액토즈소프트·엔씨소프트·아오조라 등이 중국에 진출했고 연말까지 30여 업체가 만리장성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선 중국은 인터넷이용자만 3200만명에 달한다. 잠재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불법·탈법이 판을 치면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시장 선점이 성패의 관건인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게임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중국시장 공략은 우리한테 주어진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게임업체들이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우리경제 발전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78년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9% 이상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최대의 잠재 시장인 중국 공략 여부가 우리기업 재도약의 관건이다. 아직은 모뎀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주류를 이루지만 초고속 인터넷망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는 추세를 보면 중국시장 선점은 온라인 게임강국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기회가 많은 만큼 복병도 많다. 그동안 많은 국내기업이 의욕을 갖고 진출했으니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그만큼 사전에 파악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중국에 진출하려면 진출분야에 대한 철저한 시장분석과 함께 치밀한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즉흥적으로 남이 진출하니까 뒤따라 가는 식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온라인 게임시장에 대한 철저한 시장분석과 역량있는 파트너 업체 발굴 등에 소홀히 할 경우 중국진입은 어렵다.

 둘째, 중국속의 한국기업에 성공해야 한다. 바로 현지화 전략이다. 현지에서 온라인 게임이용자들의 취향을 파악해 그들이 즐기는 게임을 제공해야 현지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 고객의 취향에 맞는 ‘천년’이라는 게임을 통해 선풍적 인기를 모은 액토즈소프트는 좋은 본보기다.

 셋째, 국내업체간 현지에서 출혈경쟁이나 졸속 서비스를 해서는 안된다. 초기시장 선점이 현지 시장구도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긴 하지만 국내업체간 이전투구식 출혈경쟁은 부메랑이 돼 국내 업체들한테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국내 업체간 중국시장 진출 경쟁이 가열되자 이를 악용한 일부 중국업체가 국산 온라인 게임 판권을 헐값에 가져가려고 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넷째, 정부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현재 우리 게임업체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컨설팅·정보·자금 등에서 열세다. 독일의 경우 주정부가 상하이에 게르만센터를 건립한 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에 대해 컨설팅·정보제공·숙식까지 지원해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고 사실은 참고해야 할 점이다.

 이밖에 중국의 관련 법규와 규범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의 차별화 전략 등으로 게임산업이 미래 신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박광선위원 k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