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국가통신망 장비

 ◆<홍성원 시스코 코리아 회장, suhong@cisco.com>

 80년대, 정부는 통신망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하여 82년 2월 ‘국가기간통신망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우선 통합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무선시설에 대한 통합추진 일정을 마련했다. 이 일정에 따라 82년 8월 대검 및 건설부 시설이 통합되고 11월에는 내무부, 12월에는 한국전력이 통합되어 국방부를 제외한 통합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국방부의 무선통신망은 다른 기관보다 훨씬 복잡하여 또 다시 1년에 걸친 긴 검토를 거쳐 83년 12월이 되어서야 통합이 완료되었으며 이로써 정부의 기간무선통신망의 통합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무선통신망 통합의 중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유선통신망도 병행해서 통합하는 것으로 정부의 방침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이에따라 83년 1월부터 체신부는 유선통신망 통합 방침에 따라 유관 기관의 모든 여건을 면밀히 분석 검토한 뒤 84년 7월 마침내 국방부 및 내무부의 유선통신망을 한국통신으로 통합하였다. 이로써 4년에 걸친 유무선통신망의 실질적인 통합관리가 완료 된 것이다.

국가의 유무선 기간통신망 통합의 효과는 매우 컸기 때문에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상파 방송망의 통합 운용도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또 다시 수개월에 걸친 협의와 검토 끝에 84년 8월에는 통신공사·체신부·KBS ·KBC간에 방송·송신 및 중계소시설 위탁운영 문제와 요원 인수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조정을 거쳐 84년 10월에는 방송망 인수에 따른 협정이 체결되었다. 이에 정부는 86년 7월 방송사의 송신·중계소를 통신공사에 완전 이관하는 정부방침을 확정하고 87년 1월부터는 실질적인 통합 운영체제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다.

 그러나 88년 5월 “통합은 없었던 것으로 한다’라는 방침을 확정함으로써 방송부문의 통합은 무산된다. 방송망 통합 무산은 아쉬움이 남지만 국가의 기간통신망은 유선전화 2000만, 무선전화 2000만, 인터넷 2000만을 지원하는 국가의 중추 통신망으로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