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발로 뛰는 공무원

 “저는 마음을 세일즈하는 공무원입니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중소기업유통센터 개설’ 조인식에서 만난 안산시 첨단산업과 임흥선 벤처육성팀장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며 이번 행사의 의미와 사업 전망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 하면 보수적이고 자신의 위엄을 내세우는 관료적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모습을 연상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상하이에서 우연히 만난 임 팀장은 공무원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관을 깨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산시가 최근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는 경기도 지역 중소기업 중국진출지원사업을 위해 한국중소기업유통센터 개설에 발벗고 나선 임 팀장은 이날 행사의 의의을 알리기 위해 우연히 만난 기자에게 조인식 관련 보도자료를 직접 손으로 작성해 전달하고 행사 참석자들에게 중국에 왜 한국중소기업유통센터를 개소하는 게 필요한지 일일이 설명하는 성의를 보였다.

 임 팀장은 또 지난 11일 행사에 이어 12일에는 허범도 경기도 중소기업청장 등 경기도 중소기업청 관계자들과 국내 중소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갖고 현지 공장부지를 둘러보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최근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를 맞아 대통령은 물론 전공무원이 세일즈 외교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세일즈 마인드를 갖추고 기업의 일에 발벗고 나서는 공무원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출장 중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을 ‘마음을 세일즈하는 공무원’으로 소개하면서 정성을 다해 노력하는 임 팀장은 여러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벤처비리와 공무원 및 공기업 관계자의 뇌물수수사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지금에도 임 팀장과 같이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우리의 밝은 미래와 한국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 세일즈 마인드로 무장한 공무원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상하이=엔터프라이즈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