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업체 미국 IBM의 자금줄인 ‘서비스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새뮤얼 팔미사노 IBM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이 회사의 1분기 예상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냄으로써 세계 증시를 출렁이게 한 바 있는데 바로 그 요인이 IBM의 서비스 조직인 ‘글로벌 서비스’ 사업의 부진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IBM은 하드웨어 위주였던 사업을 서비스 부문으로 다각화해 그동안 순조로운 성장을 해왔으나 이번에 이 사업이 부진함으로써 IBM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IBM의 ‘글로벌 서비스’ 조직은 전세계에 약 15만명의 인력을 두고 있는 IBM내 최대 사업 부서이며 매출도 850억달러로 연간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효자 부문이다. 특히 서비스 사업은 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분야의 매출도 함께 견인하는 전·후방 파급 효과가 큰 조직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휴렛패커드(HP)·컴팩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다른 컴퓨터업체들도 사운을 걸며 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IT 서비스의 정의에 대해 “좁은 의미로는 아웃소싱을 의미하지만 기업의 컴퓨터 센터를 맡아서 운영하는 것과 기업 실정에 맞는 전산시스템 구축 및 컨설팅 그리고 기업의 전산시스템 유지 및 보수 등이 모두 IT서비스 영역에 속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IBM은 세계 IT시장의 핵으로 우뚝 부상한 서비스 사업에 있어 세계 경기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 됐다. 지난해 1분기 IBM의 ‘글로벌 서비스’ 부문은 12% 성장을 했지만 이후 일년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즉 지난해 3분기에는 성장률이 5%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4분기에는 -1% 성장이라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다.
17일에 공식 발표할 올 1분기 실적은 “IBM의 1분기 실적중 서비스 부문 성장이 지난 4분기보다 악화된 -4%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스티븐 밀러노비치가 예측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닐스는 IBM의 서비스 사업 부진에 대해 “IT서비스 분야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IBM은 대형 기업체와의 계약을 바로 매출로 전환하는 데 있어 매우 고전하고 있다. 이는 대형 계약들이 주로 여러개의 프로젝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계경제의 부침에 따라 계약이 지연되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트너 애널리스트 톰 비트먼은 “대형 IT 아웃소싱 계약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IBM을 힘겹게 하는 한 원인”이라며 “여기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EDS·컴퓨터사이언스 같은 IBM 최대 경쟁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 구사도 IBM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