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당연하겠지만 현대국가의 정보화전략은 동시대의 지배적인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패러다임에 강력한 영향을 받아 발전하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메인 프레임 컴퓨터(범용대형기)를 중심으로 수직 통합형 정보 인프라가 형성된 60년대 혹은 70년대의 국가 정보화는 경영적 정보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 있어서 정보화 전략의 기축은 정부나 기업 등 대규모 경영체의 목표달성과 효율추구에 두었다.
그러나 복수의 단말(client)과 그것을 묶는 컴퓨터(server)에 의한 분산처리형 정보 인프라가 보급되는 80년대는 사회적 정보화 단계로 특정 지워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PC와 워크스테이션(WS)에 의한 서버기반 컴퓨팅 시스템은 확장이나 경신 등이 자유로워 정보화의 수비범위는 급속히 확장될 수 있었다. 컴퓨터 파워가 행정, 교통이나 금융 등 공적 인프라의 생산성 향상이나 사회개발 등에 활용된 것이 단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한편, 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의 PC와 서버가 TCP/IP로 연결되는 웹 컴퓨팅 패러다임이 기간 정보 인프라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국가정보화 전략은 전자공간의 개척과 규모확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일국의 정보화전략을 규정하는 IT 패러다임의 속성에 중대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물리적 첨단 인프라 공급중심에서 논리적 지식정보 인프라활용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지식정보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경제적 활동은 기존 시스템의 역할을 보완 혹은 대체하는데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트워크상의 지식과 정보의 세계가 현실환경 그 자체가 되어 이용자에게 새로운 활동과 가치를 발생시키는 제3공간을 제공하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3공간이란 네트워크상의 정보자원과 물리공간상의 정보자원의 유기적 연계로 창출되는 일종의 전자공간과 현실공간간 융합(Cyber-Real Space Convergence)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IT혁명의 신세계를 주도할 새로운 IT 혁명전략은 무엇일까. 먼저 지금까지 세계 최강의 사이버 인프라 보유국가로서의 iT(T 중심 즉 물리적 망설비)강국에서 지식과 정보를 자원으로 새로운 기회확대와 가치창조를 중시하는 It (I 중심 즉 지식정보 활용)대국이라는 새로운 좌표설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I’ 중심의 It 입국 패러다임으로 대전환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지식정보를 체계적으로 생성·축적·유통시킬 수 있는 표준화된 지식정보의 댐으로서의 영역별 국가정보포털(NIP) 구축 등 범국가차원의 지식정보관리체계가 한층 보강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다음으로 국민 이용자 관점에서 ‘보편적 1초 지식 정보권’ 확립이 정보통신정책의 당면목표가 되어야 한다. 1초 지식정보권이란 지식정보 수요자로서의 개인, 기업 그리고 정부로 하여금 원하는 지식정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이자 새로운 기본권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최고 수준의 지식정보 통합 시스템을 분야별로 구축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통합정보망 구축, 지식정보의 안전한 유통과 거래기반 정비, 국민의 지식정보 활용능력 향상 등 총체적 접근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이용자와 각종 지식정보서비스를 연결하는 교차점으로서 다양한 네트워크 단말(network appliance)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구축과 관련기술의 전략산업화 정책도 무척 중요하다. PC와 휴대전화는 물론 PDA, 게임기기, 자동차, 정보가전, 자동판매기 등 생활주위의 모든 기기와 장비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유비쿼터스 플렛폼 시대가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