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시장 `긴급점검`>(7)광케이블의 역습

최근 들어 일본 통신시장에 브로드밴드 바람이 불고 있다. 주도역은 디지털 가입자회선(DSL) 사업자들로 40여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는 일반 가정용으로 FTTH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브로드밴드화가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 총무성이 발표한 ‘전국 브로드밴드 구상’에 따르면 오는 2005년까지 고속 인터넷 이용가구수가 1200만을 넘고 초고속 인터넷망 이용가구수도 8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된 솔루션이 바로 광케이블로 일본 정부는 광케이블망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로드밴드 열풍의 배경에 광케이블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를 중계하는 인터넷서비스업체(ISP) 및 회선사업자의 기간망이 광케이블로 구축돼 있다. 여기에 댁내 회선으로 ADSL·FTTH·CATV회선 등이 이용된다. 이들이 가정까지 이어지는 방식은 크게 4가지다. 단독주택의 경우 첫째가 가정까지 광케이블이 깔리는 것으로 NTT의 ‘B플랫 베이식’, 유선브로드밴드네트웍스 등이 이를 따른다. 품질면에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시간적으로나 비용면에서 많은 제약이 따른다. 둘째는 회선을 복수 이용자가 공유하는 형태다. 월 이용 요금은 저렴하지만 초기 비용은 첫번째와 거의 차이가 없다.

 공동주택의 경우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각 가정에 광케이블을 제공하는 형태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신축 건물에는 대응하기 쉽지만 기존 건물은 집주인의 승낙, 공사시 문제 등이 있어 보급이 저조하다. 마지막으로 FTTB(Fiber to the Building)와 LAN이 결합한 형태다. 즉, 건물 입구까지는 광케이블을 깔고 각 가정은 LAN 회선으로 구축하는 것으로 공동주택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방법은 비용면에서 유리하며 VDSL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 이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회사는 유선브로드네트웍스로 지난해 3월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8월에는 NTT동서, 9월에는 도쿄전력 자회사인 스피드넷이 상용서비스를 개시했으며 도쿄전력·간사이전력 등 전력회사가 올해 이 시장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서비스 지역은 대부분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 중심이며 실가입자도 아직 1만2000명(2002년 1월)으로 저조한데 이유는 첫째 요금이 비싸기 때문이다. 초기 2만∼3만엔이 필요하며 월 이용요금으로 5000엔 이상이 소요된다. 가입자들 사이에서도 투자비용에 비해 얻는 효과가 적다는 인식이 아직 강하다.

 다음으로는 콘텐츠의 부족을 들 수 있다. 광케이블망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이용자는 ADSL에 만족하게 된다. 따라서 참여 업체들은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특히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본격화에 대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셋째, 개통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다. 현재 개통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된다. 전주 사용허가, 설치공사 등으로 인한 것으로 사업자들은 ADSL과 마찬가지로 2∼3주로 단축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소비자들이 ADSL을 FTTH으로 가기 위한 잠정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은 곧 해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