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존와이어리스를 포함해 6개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통 업계의 판도를 바꿔 놓을 수 있는 대형 인수·합병(M&A)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 이통 시장에서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싱귤러와이어리스와 AT&T와이어리스가 최근 합병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LA타임스(http://www.latimes.com)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양사는 “합병 논의가 초기 단계에 놓여있다”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최근 6개 이통 사업자들이 난립해 있는 미국 이통 업계에 본격적인 M&A를 위한 논의를 촉발시킬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1위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이통 업체로 부상한다. 지난해말 현재 이들이 확보하고 있는 이통 가입자는 싱귤러 2160만명, AT&T 1800만명 선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양사 가입자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이 약 31%(미국 총 이통 가입자수 1억3000만명)까지 뛰어올라 1위 업체인 버라이존의 약 23%(가입자수 2940만명)보다 8%포인트 정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또 양사는 앞으로 합병이 이루어지면 매출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3세대(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장비구입 및 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90년대 시분할다중접속(TDMA) 기술을 채택해 2G 이통망을 건설한 공통점이 있는 양사의 제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양사도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근 꾸준하게 협력관계를 확대해왔다. 특히 올해 초 미국 중서부 지역 고속도로 약 3000마일에 건설하기로 한 통신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M&A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제휴 방안을 놓고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주변여건을 종합하면 “(양사간 합병협상은) 이제 시작이 아니라 벌써 반환점을 돌어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