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악수`와 모양새

 18일 오전 10시,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는 의미있는 만남이 있었다. 디지털문화콘텐츠 기술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협력한 ‘디지털문화콘텐츠 공동기술개발사업단’ 발대식이 목동소재 진흥원에서 거행된 것이다.

 사업단은 디지털문화콘텐츠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 문화부가 정통부의 정보화촉진기금 250억원을 지원받아 디지털문화콘텐츠의 생성·제작, 저장, 유통 등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전담기구로 발족됐으며 지난해말 문화부와 정통부간 상호협력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의미있는 행사를 기념하듯 발대식에는 양 부처의 수장인 남궁진 장관과 양승택 장관이 참석, 앞으로 기술개발은 물론 정책공조 및 업무협력을 강화하기로 다짐했다. 지난 수년동안 밥그릇 싸움과 긴장관계로 일관해왔던 양 부처의 과거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날 두 부처 수장의 만남은 콘텐츠산업의 전략화를 위한 의미있는 자리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양 부처의 밥그릇 싸움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의 발표도 이뤄졌다. 18일 오전 IT 담당 기자들에게는 ‘온라인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건전한 육성방안 발표’라는 정통부의 보도자료가 쥐어졌다. 물론 정통부의 자료 내용은 온라인게임과 관련한 업무 일부를 담당하는 관련부처로서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내용이랄 수 있으나 그 시점상 묘한 상황을 연출했다. 저간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혼란을 주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며칠 뒤 온라인게임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통부의 자료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정통부는 자료 후미에 양 부처간 이견을 노출한 온라인게임 사전심의 문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며 문화관광부측의 조치를 통박하고 있다.

 정통부의 발표가 만약 문화관광부와의 추가 협의, 이해조정을 발판으로 더 좋은 모양새를 연출했으면 두 장관의 만남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욱이 두 부처의 관련 국장들이 최근 상호협력을 담아내기 위한 일련의 만남을 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다. 두 장관의 이날 만남이 ‘비수를 감춘 악수’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

 <문화산업부·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