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들 `품질개선` 경쟁

 

 ‘품질 업그레이드’ 경쟁이 국내 통신서비스 업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가입자 수요가 성숙 단계에 이른 양적 팽창 경쟁에서 질적 향상 경쟁으로 바뀌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며 정부의 적극적인 유도 정책과 맞물려 품질 경쟁은 향후 통신시장 경쟁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주요 이동통신업체와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고객의 서비스 품질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품질개선 활동에 돌입했다.특히 이같은 활동은 후발사업자들이 주도하면서 지배적사업자도 품질개선에 관심을 돌리는 등 품질 경쟁은 전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LG텔레콤(대표 남용)은 통화품질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모토 아래 커버리지를 확충하고 도서벽지의 서비스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KTF와 로밍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통화품질 혁신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LG는 기지국·광중계기·노치중계기 등을 확충하고 통화품질 신고제도, 대규모 통화품질 체험단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으며 디지털무선망을 확충하기 위해 이달말까지 2000억원을 조기 투자하고 전국에 기지국 540여개와 광중계기·노치중계기 2070개, 대중소형중계기 3만3400여개를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이 회사는 아예 그간 통화 품질의 불편을 준 데 대한 ‘사과광고’까지 내보내기 시작, 지배적 사업자를 겨냥한 품질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인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품질향상 프로그램’과 ‘서비스향상 프로그램’을 마련, 시행중이다. 이 회사는 품질향상 프로그램으로는 매월 400여명의 고객을 선정, 품질 모니터링제를 운영해 전국 각지의 품질을 측정, 양질의 서비스제공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백본망 구축을 통해 인터넷 트래픽 해소, 증속, 신속한 장애처리 등에 나서고 있으며 개통·장애처리 품질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엔 ‘품질측정사이트(http://myspeed.hananet.net)’에 접속해 품질 측정을 받으면 가입자의 초고속인터넷 품질을 자체 품질관리시스템에 자동 입력하고 매달 하위 10% 내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품질을 향상시켜주는 ‘품질향상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두루넷(대표 이홍선)도 가입자단에서 서버까지의 품질 측정은 물론이고 해외 ISP단까지의 품질측정이 가능한 시스템 ‘TQMS(Thrunet Quality Management System)’를 개발, 가동하고 있다. TQMS는 두루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케이블모뎀에서부터 국내 ISP는 물론 해외 연동망까지 서비스에 필요한 전구간의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회사는 사용자가 서비스 품질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마이스피드2’ 솔루션을 개발,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자신의 PC에서부터 두루넷 서버까지 현재 이용중인 서비스의 속도를 측정,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온세통신(대표 황기연) 역시 인터넷품질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 구조와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입자 품질측정과 품질관리에 나섰다. 특히 타사업자가 초기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제공시 나타났던 문제점을 장비의 이중화와 셀분할을 통한 가입자의 안정화에 주력, 품질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후발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지배적 사업자인 KT·SK텔레콤도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품질 업그레이드 경쟁에 가세할 계획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