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 크기 디스크에 500MB 데이터 저장 가능한 `데이터플레이` 개발

 

 음반사들이 강력히 후원하는 새로운 다기능 미디어가 등장해 가장 대중적인 미디어인 CD를 대체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의 신생기업인 데이터플레이는 최근 1인치 크기의 디스크에 무려 5백M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플레이’를 개발했다. CD와 유사한 모양의 디스크를 플라스틱 카트리지에 담은 형태의 데이터플레이는 한번만 기록이 가능한 미디어로 비디오, 소프트웨어 등 어떤 종류의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미디어.

 MSNBC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도시바 등 대형 하드웨어 업체가 데이터플레이를 위한 플레이어를 만들 예정이며 이볼루션테크놀러지스는 이미 데이터플레이를 채택한 음악 재생기를 개발, MTV와 공동브랜드로 판매키로 했다. 또 디지털카메라나 PDA 업체들은 데이터플레이를 통합시킨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음반사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BMG·유니버설·EMI 등 3대 음반사도 이 디스크를 이용해 음반을 내놓키로 했으며 독립 음반사인 좀바레코드는 브리트니스피어스와 엔싱크 등 소속가수의 음반을 데이터플레이로 발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일부 음반사는 웹사이트에서 8∼13달러에 판매하는 코드를 받아 입력해야만 작동이 되는 특별앨범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사들이 데이터플레이를 적극 밀고 있는 것은 이 미디어가 내용물을 컴퓨터로 복사할 수 없도록 막아주는 강력한 복사방지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음반사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음악파일 교환 붐이 일어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전세계 CD 판매량이 5% 하락, 어려움을 겪어왔다.

 레이몬드제임스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인 필 레이는 “음반사들이 데이터플레이를 반기는 것은 그들이 포맷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아마도 그들은 모든 음반을 데이터플레이를 이용해 팔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반사들의 강력한 후원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포맷인 데이터플레이가 소니의 미니디스크나 아이오메가의 클릭디스크처럼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니가 지난 92년 선보인 재기록이 가능한 미니디스크는 일본과 유럽에서 주목받았지만 미국 시장 진입에는 실패했었다. 또 아이오메가도 자사의 대용량 미디어인 클릭디스크를 장착한 MP3를 내놓았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NPD테크월드의 애널리스트인 톰 에드워즈는 “일본인들은 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 미니디스크를 선호했지만 미국인들은 주로 차에서 CD를 들어 미니디스크를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막강한 복제방지기능을 갖춘 데이터플레이의 포맷을 받아들일 것인지도 의문이다.

 한편 데이터플레이를 장착한 음악 플레이어는 오는 5월부터 300∼370달러에 판매가 시작되고 공디스크는 250MB와 500MB 2종으로 5∼12달러선에 판매될 예정이다.

 데이터플레이의 성공 여부는 제품출시가 이뤄진 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떤 형태로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