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적외선(Ir) 등 차세대 m커머스 지불결제 인프라에 대한 중복투자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KTF가 SK텔레콤에 전략적 제휴를 제안해 놓고도 지난 20일부터 m커머스 관련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불결제 인프라는 m커머스 활성화의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또한 국내에서 성공할 경우 수출 주력상품으로 부각될 가능성까지 있어 KTF와 SK텔레콤의 제휴가 무산되면 과당경쟁 방지는 물론 시장 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빚어낼 전망이다.
KTF는 22일 모바일커머스 전용 브랜드인 ‘K·merce(케이머스)’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KTF는 케이머스가 ‘Korea’와 ‘Commerce’의 합성어로 생활밀착형 모바일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일부터 매체 광고를 시작하면서 케이머스의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F가 협상 진행중에 브랜드 광고를 강행한 것은 결제 인프라에 대한 공동작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KTF측이 지난 15일 정보통신부의 중재로 자사에 m커머스 지불결제 인프라 표준화와 함께 공동 구축 및 활용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공식 제안한 바 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었다고 밝혔다.
직접 제안을 받았던 SK텔레콤 하호성 팀장은 “한쪽에선 공식적으로 사업협력을 요청해 놓고 다른 편에선 TV 광고를 통해 선수치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협상을 파기하는 비신사적 행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협상을 제안했던 KTF는 △기술적으로 SK텔레콤이 앞서있다는 점 △지불결제 단말기 투자여력이 부족하다는 점 △인프라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SK텔레콤의 양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얼마든지 협력이 가능하다는 답변과 함께 경영진 차원에서 공식적인 검토와 협상안을 수립하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이달중 이동전화 원칩 기반의 Ir 지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직 개발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KTF의 갑작스런 TV 광고탓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일단 KTF와의 전략적 제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는 7월로 예정된 m커머스 관련 TV광고의 내용도 긴급 수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협상 당시 중재에 나섰던 정통부도 KTF의 돌출행동에 난처함을 표시하고, 이날(22일) 당사자들을 불러 재협의했으나 양사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헤어졌다.
KTF측은 “케이머스는 브랜드 상품일 뿐이고 지불결제 인프라의 표준화 및 공동 구축 등과는 별개의 것”이라며 “오히려 SK텔레콤이 사업 진입 대가로 무려 1000억원을 요구하는 등 공동추진에 대한 의지가 미약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케이머스 출시를 위해 3∼4개월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SK텔레콤은 LG텔레콤과는 자사 m커머스 지불결제 인프라 공유 등 사업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에 대해 여전히 협상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