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들 리눅스 채택 `열풍`

 은행권에도 리눅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시장 정착이 리눅스 업계의 최대 과제인 가운데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전산시스템을 잇달아 리눅스로 전환하고 있다. 전세계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리눅스가 공개 운용체계로 비용이 저렴할 뿐아니라 개방성으로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클러스터링 능력이 뛰어나, 구형 하드웨어를 가지고도 파워풀한 컴퓨팅 능력을 구현할 수 있는 점도 외국은행들의 리눅스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한 가장 최근의 외국계 은행은 뉴질랜드에 있는 ‘TSB 은행’이다. 이 은행은 리눅스 시스템을 도입한 효과가 예상보다 성과가 있다고 판단, 자사의 모든 지점 전산 플랫폼을 앞으로 리눅스로 교체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BP와 이탈리아 반카 커머셜레 이탈리아나(Banca Commerciale Italiana)가 리눅스로 전환한 대표적 대형 은행들이다. 컴퓨터업체 중 최대 리눅스 지원업체인 IBM에 따르면 센트럴 런던 지역에서 리눅스를 전산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는 은행은 15개에 달한다. IBM의 한 관계자는 이들 외에도 한국의 대한항공이 모든 티케팅 업무를 리눅스 전산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동주택 버스 제조업체인 위네바고도 리눅스를 주전산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에서 이처럼 리눅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달리 라이선스 비용을 안물어도 되는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운영 비용이 윈도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개별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클러스터링 능력이 뛰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IBM의 리눅스 판매 및 마케팅 중역 데이비드 밸런타인은 “은행권 등 기업들이 리눅스로 전산시스템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예산절감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내가 만나본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에 따르면 그들은 매년 15∼20%의 전산 비용 절감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시스템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리눅스로 눈을 돌리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클러스터링 능력 때문”이라고 덧붙이며 “리눅스 클러스터는 구형 제품인 펜티엄Ⅱ와 펜티엄Ⅲ PC를 가지고도 우수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밸런타인은 “IBM의 경우 지난 일년 한해 동안 841개의 서버를 리눅스로 전환했는데 올해는 이 수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