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축소 PC산업 발전에 발목"

 “윈도를 축소하라고 하는 것은 윈도 개발 시계를 10년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며 소비자의 이익과 컴퓨터 산업 발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이크소로프트(MS)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 재판과 관련해 빌 게이츠 MS 회장이 22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방법정에 증인으로 나서 관심을 모았다. 그가 법정에 서는 것은 지난 4년간 계속되온 소송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 초기인 지난 98년 게이츠 회장은 진술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법정에 제출한 바 있으나 당시 담당 판사인 토머스 잭슨 판사으로부터 “책임 회피적이고 오만하고 공격적”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얻었다.

 6주간 계속되는 이번 재판에서 MS측의 여덟번째 증인으로 참석한 그는 재판장에 출두하기 앞서 제출한 155쪽의 서류에서와 마찬가지로 “9개주가 주장하는 제재 조치는 MS의 존재를 위협하는 부당한 것 일 뿐아니라 컴퓨터산업의 발전과 소비자들의 이익에도 배치된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MS가 지난 80년대초 선보인 도스 운용체계가 PC혁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며 “도스 때문에 수백개의 컴퓨터 업체와 수천개의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생겨 나는 등 소위 ‘PC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었다”며 “도스와 마찬가지로 윈도도 PC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MS는 윈도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인 닷넷을 통해 컴퓨터 산업 발전에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은 “하지만 윈도를 익스플로러 등에서 분리하라고 주장하는 플로리다 등 9개주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며 또 컴퓨터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소비자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윈도의 발전을 10년뒤로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법정에 부인 멜린다를 동반한 그는 “닷넷이 컴퓨터산업에 새로운 차원의 투자 및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나의 이번 증언이 법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법정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맺어진 미 정부와 MS의 화해안에 반대, 독자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며 MS에 보다 엄격한 제재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9개주는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플로리다, 아이오와, 캔자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등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이번 재판 무엇이 쟁점인가

 다음은 지난해 11월 미국 정부와 MS가 맺은 화해안과 이 화해안에 불복을 하고 소송을 제기한 9개주의 입장이다.

 △윈도 외관

 -화해안:MS는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익스플러어와 같은 미들웨어를 초기 화면에 숨길 수 있도록 해야한다.

 -주 입장:미들웨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삭제할 수 있도록 모듈 형식의 윈도를 판매해야 한다.

 △코드 공유  

 -화해안:MS는 윈도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 경쟁 미들웨어들도 윈도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주 입장:PC뿐만 아니라 핸드헬드 컴퓨터와 서버와 같은 새로운 분야의 경쟁 기술들도 윈도와 잘 작동하도록 기술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MS는 또 인터넷 익스플로러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한다.

 △윈도 라이선스

 -화해안:MS는 윈도를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동일한 조건으로 라이선스해야 한다.

 -주 입장:윈도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통일된 조건으로 라이선스해야 한다.

 △보복 및 배타적 계약 금지

 -화해안:MS제품과 경쟁하는 컴퓨터 제조업체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 보복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또 MS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배타적 지원을 요구하는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주 입장:MS와 경쟁하는 제품을 지원한 회사에 대해 보복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윈도를 라이선스하는 조건으로 다른 회사로 하여금 MS 제품을 사용하도록 판촉하면 안된다.

 △제재 기한

 -화해안:5년 만기에 2년 연장 가능.

 -주 입장:10년이 지난 후 종료.

 △제재 준수 문제

 -화해안:정부와 MS가 3인의 기술 위원회를 지명, 법무부에 보고한다.

 -주 입장:판사가 3인 기술위원회와 이의 대표를 지명하고 대표가 법원에 직접 보고한다.

사진; 미국내 8개주에 의해 제시된 MS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진행중인 23일, 빌게이츠 회장이 증언을 위해 아내 멜린다(왼쪽)와 함께 워싱턴DC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