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및 기업 고객 시장 탈환을 부단히 노려오던 AMD가 마침내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전세계 운용체계(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64비트 프로세서인 ‘해머(코드명)’에 대한 지원 약속을 받아낸 것.
C넷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MD는 MS와 해머 칩에 기반을 둔 64비트 윈도를 내놓는 것을 골자로 한 제휴를 맺었다. 그동안 MS는 수세를 비롯한 리눅스 업체들이 해머 지원 계획을 밝혔고 이미 각종 OS와 애플리케이션의 이식 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머에 대한 어떠한 지원 계획도 내놓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 컨설팅업체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나단 브룩우드는 “이번 거래로 MS가 (해머에 대한) 지원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그러나 AMD가 서버 및 기업고객 시장의 윈텔(윈도+인텔)이라는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동안 인텔의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에 익숙해진 수 많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 기업 고객들이 해머를 64비트 칩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에 대해 부룩우드는 “AMD가 비록 MS의 지원을 받더라도 엔터프라이즈 서버 공급자들이 해머를 채택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양사의 제휴가 모종의 협상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도덕성 시비’도 우려된다.
지난주 AMD의 CEO인 제리 샌더스가 MS 반독점 소송 증언에서 “윈도의 복수 버전 개발은 AMD, 컴퓨터 산업,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 한 것에 대해 9개주 당국 측 변호사인 하워드 굿만은 “해머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증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는 “흥정같은 것은 없었으며 AMD는 오래전부터 MS와 64비트 OS와 관련해 협력해왔다”고 반박했다.
어쨌든 분석가들은 이번 제휴로 해머가 고성능 데스크톱 시장에서만큼은 32비트인 펜티엄 4에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편 AMD는 해머의 공식 브랜드를 ‘옵테론’으로 정했으며 MS의 윈도 해머버전은 NUMA(Non-Uniform Memory Architecture)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마는 기존 x86아키텍처에 각종 지시어를 추가, 64비트로 데이터를 어드레싱하는 기술인 ‘x86-64’를 채택한 것이 특징으로 데스크톱 버전인 클로해머와 서버 버전인 슬레지해머는 각각 올해말과 내년에 출시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