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PC시장 구세주 `모듈러 컴`이 온다

 최근 침체된 PC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제품이 있다. 초소형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흔히 ‘울트라 PC’라고 부르는 모듈러 컴퓨터다. 모듈러 컴퓨터는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로 유명한 자이버넛(Xybernaut)사에서 처음 개념을 제시했다. 모듈러 컴퓨터는 PDA만한 코어 모듈을 본체로 사용하면서 단독으로 사용할 때에는 PDA 역할을 담당한다. 또 여기에 데스크톱 캐리어에 장착하면 데스크톱 PC가 되고, 노트북PC 캐리어에 장착하면 노트북PC가 된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업체인 기가인포메이션그룹(http://www.gigaweb.com)은 모듈러 컴퓨터가 최근 침체에 빠진 전 세계 PC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컴퓨터시장을 성장시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성능 향상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컴퓨터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잠재 PC 사용자들도 현재 컴퓨터 기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PC시장은 최근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핸드헬드 컴퓨터가 이런 정체 상황을 타개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독립적인 기기로 자리 매김 하기에는 사용영역이 너무 제한되어 있다.

 스마트폰 또한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컴퓨터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그렇다고 핸드헬드 컴퓨터와 전화 기능을 통합한 제품은 컴퓨팅 작업을 하기에는 화면 크기가 너무 작고 휴대폰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핸드헬드의 컴퓨팅 작업, 스마트폰의 전화 기능을 모듈 방식으로 통합하면 좋겠다는 인식이 최근 널리 확산되고 있다.

 최근 모듈러 컴퓨터가 차세대 PC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모듈러 컴퓨터는 PDA처럼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데다 여기에 모니터와 키보드를 갖추면 데스크톱 컴퓨터가 되고, 특수한 장치에 넣으면 노트북PC가 될 수도 있다.

 모듈러 컴퓨터는 부품 교체에 의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방식이다. 사람들은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폐기하여 돈을 허비하거나 환경을 훼손할 필요도 없이 오래된 부품만 교체하면 된다.

 또 모듈러 컴퓨터는 사용환경에 따라 각종 오락기기, 통신장비 등과 연결해 거실, 자동차, 비행기, 사무실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미래에는 이런 모듈러 컴퓨터가 진정한 퍼스널 컴퓨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PC 관련 업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3가지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PC 업체 자신들에 중요한 문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PC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기업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대량으로 데스크톱PC를 도입,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PC 관련 제품이 너무 복잡하고 경직되어 있어, 새 제품보다 기존 제품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모듈러 컴퓨터(Modular computer)

 이와 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한가지 제품 유형이 있다. 자이버넛(Xybernaut)이 제시한 모듈러 컴퓨터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IBM은 이런 개념을 응용한 메타패드(MetaPad)라는 시제품을 내놓았고,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OQO사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최한 윈헥(WinHec) 콘퍼런스에서 자사의 모듈러 컴퓨터를 공식 발표했다. 그 동안 트랜스메타(Transmeta)사의 CPU, 도시바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없이는 구현이 불가능했던 이들 제품은 대중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최소의 모듈러 컴퓨터다.

 OQO의 제품은 애플의 티타늄 노트북 컴퓨터의 설계를 도왔던 그룹이 개발했으며 크기는 4.9×2.9×0.9인치로서 CF 확장 슬롯을 장착한 컴팩의 iPAQ PDA보다는 약간 작다. 주요 제원을 살펴보면 1㎓ 크루소(Crusoe) TM5800 프로세서를 장착한 데다가 256MB SD램 메모리, 10Gb 도시바 HDD, 4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 리튬 폴리머 배터리(영화 감상 때 2시간, 보통 8시간 사용)를 사용하며, 1394포트, 3개의 USB1.1 포트, 블루투스, 802.11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춰 유무선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액세서리 물품으로 랩톱 캐리어와 데스크톱 도크 등이 있다. 랩톱 캐리어에는 보조 배터리, 착탈식 드라이브, 대형 LCD스크린, 마우스, 키보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코어 모듈의 가격은 초기에는 약 10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IBM의 시제품은 OQO의 모듈러 컴퓨터보다 더 크고, OQO 기기가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는 포트가 없으며 발표 시기도 예정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두가지 제품은 기본개념이나 디자인 면에서 서로 비슷하다.

 IBM이 오랜 기간 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프로세서, 드라이브, 메모리, 비디오 등 핵심적 PC 기술을 최대한 작은 형태에 통합함으로써 많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창출할 수 있다. 또 마치 카셋트 테이프를 삽입하듯이 코어 모듈을 데스크톱 캐리어, 랩톱 캐리어, 핸드헬드 확장 팩 등에 연결해 특정 작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크기를 유지하면서 PC 기능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자동차에 장착하면 텔레매틱스 솔루션이 되고, 스테레오 캐리어에 연결하면 MP3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게임 시스템의 핵심 장치로 이용할 수도 있다.

 모듈러 컴퓨터는 핸드헬드 컴퓨터를 중심으로 발전한 소형화 기술의 덕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현재 소켓(Socket)사는 유무선 접속 기능을 제공하는 저전력 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로지텍사와 포켓톱(Pockettop)사는 소형 키보드를 생산하고 있다.

 CPU의 성능도 최근 크게 향상되어 드래곤 딕테이트(Dragon Dictate) 같은 음성 인식 제품도 실행 가능하다. 핸드헬드 컴퓨터, 휴대폰, 카메라 같은 휴대형 기기를 개발하면서 소형화 기술이 발전하여 모듈러 컴퓨터를 위한 향후 옵션 포트폴리오가 매우 강력해졌다고 할 수 있다.

 PC가 출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모듈러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업계 내에 관련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가 교차할 것이다. 트랜스메타와 IBM은 주도적인 하드웨어 제공업체가 될 것이고, 소프트웨어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새로운 플랫폼이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크로스벤더(cross-vendor) 표준이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 팜, 소니, 핸드스프링의 팜계열 제품들은 크로스벤더 표준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결론

 사용자들이 성능의 향상에 별반 관심을 갖지 않고 있고, 또 새 컴퓨터를 도입할 때에도 여러 가지 귀찮은 점 때문에 PC 구입을 꺼려함에 따라 PC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사이클은 지난 20년 간 8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었으나, 하드웨어 디자인은 이런 빨라진 사이클을 반영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으로 변화되지 않았다. 즉, PC 관련 시장의 붕괴는 주요 벤더들이 현상 유지에 급급하여 PC 사용자의 변화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개인적인 융통성을 주면서 비용을 낮추어 주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될 것이다. 이 솔루션은 운용체계가 하드웨어와 지속적으로 버전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비교적 저렴한 방법을 제공할 것이며, 새로운 폼팩터나 기술로 이전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하찮은 작업을 줄여줄 것이다.

 컴팩의 iPAQ PDA보다 약간 작은 4.9×2.9×0.9인치의 본체에 핵심 PC 기술이 적용되어 핸드헬드·노트북·데스크톱PC의 기능을 하는 모듈러 컴퓨터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OQO는 최초의 상용제품이 될 것이며 모듈러 컴퓨터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IBM은 2003년에 상용제품을 출시할 것이며 이 두 벤더는 모듈러 컴퓨터를 다른 업체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제품의 궁극적인 성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과 1394, USB 같은 공용 접속 기능의 사용 여부에 달려 있다.

 이 새로운 제품은 개인 컴퓨팅 기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수도 있다. 모듈러 컴퓨터는 떠난 고객들을 다시 PC 가게로 불러들임으로써 최근 PC 산업이 걸린 중병을 치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역시 제품의 구현이다. 벤더들간에 협력이 지지부진한 현재의 PC 산업을 감안할 때, 주요 벤더의 지원 부족으로 높은 가능성 있는 제품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