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블루투스’ 관련제품들이 올들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나 블루투스 하드웨어 첫세대인 이들 제품은 아직 전성기를 펼칠 채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들 블루투스 제품은 여전히 비쌀 뿐만 아니라 작동에도 문제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블루투스는 근거리 무선 네트워킹의 새로운 기술표준이다. 블루투스는 저전력 무선 송신기와 수신기를 사용해 컴퓨터, 휴대폰, PDA, 프린터, 헤드세트, 디지털 카메라 등 각종 전자제품들을 무선 연결하는 기술표준이다.
블루투스 기술표준은 블루투스 특별이익그룹이 에릭슨,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노키아, 3컴, 도시바 등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다. 블루투스는 신형 휴대폰이나 전자레인지, ‘와이파이’나 ‘802.11b’라고 알려진 무선컴퓨터 네트워킹 표준과 동일한 2.4㎓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데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전자 기기들의 궁극적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루투스는 와이파이보다 느리고 연결범위도 좁은 반면 칩의 전력소모가 와이파이보다 훨씬 적으며 최소한 이론상으로 와이파이보다 훨신 저렴한 게 특징이다. 블루투스의 최고 데이터 전송률은 1Mbps로 와이파이의 11Mbps보다 훨씬 느리다. 블루투스 기기 대부분은 반경 30피트 내에서 작동되는 반면 와이파이는 300피트까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핸드헬드 컴퓨터나 휴대폰같은 기기에 무선기능을 추가할 때 블루투스의 저전력 소모로 인해 와이파이도 많이 쓰인다. 와이파이는 전력소모가 과다한 편이라서 주머니 크기만한 소형기기의 경우 제조원가를 지나치게 높이는 게 단점이다.
블루투스는 닷컴과 인터넷, 통신부문의 거품이 가라앉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지만 태어나기도 전에 관심 밖으로 밀려난 신세가 되고 있다. 블루투스로 작동되는 기기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출시된 제품이 없어 기대만 장밋빛일 뿐 ‘그림의 떡’이나 같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블루투스가 언제나 미래의 기술로만 남아있을 것이라고 조소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투스 기기는 올 초부터 본격 시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 블루투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품군마다 거의 1개 이상의 블루투스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지금 당장이나 적어도 몇개월 안에 살 수 있을 블루투스 제품에는 초경량 무선 헤드세트, 각종 핸드헬드용 블루투스 어댑터, PC카드,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에 블루투스를 추가하는 USB 어댑터, 프린터용 어댑터 등이 꼽힌다. 인터넷 접속을 공유하는 유선 전화망과 연결하는 블루투스 접속 시스템도 나와 있다.
블루투스 기기는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면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휴대폰을 서류가방이나 지갑에 넣어둔 채 블루투스 헤드세트를 귀에 꼽고 헤드세트 버튼을 눌러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블루투스 접속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서 블루투스 핸드헬드로 의료기록을 보고 환자기록을 현장에서 즉시 작성할 수 있다. 블루투스 디지털 카메라로 블루투스 컴퓨터에 사진을 무선 전송할 수도 있다. 블루투스 수요가 앞으로 충분히 늘어나면 휴대폰이나 핸드헬드, PC 등에 블루투스를 추가하는 비용이 별로 부담없는 5 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반드시 이처럼 장밋빛 만은 아니다. 우선 블루투스는 비싸며 블루투스가 내장된 휴대폰은 극소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블루투스 내장 휴대폰은 AT&T와이어리스에서 온 대당 199달러 ‘소니 에릭슨 T68’뿐이다. 블루투스 헤드세트는 개당 200달러 정도 한다. 가느다란 유선 헤드세트가 50달러 이내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느다란 유선을 제거한 비용치고는 꽤 비싼 편이다. 게다가 PDA 블루투스 모듈은 100달러가 넘는다. 컴퓨터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려면 와이파이에 비해 2, 3 배의 비용이 더 든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