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ISP 시장 개편 `가속`

 일본의 ISP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NTT는 계열사인 NTT커뮤니케이션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OCN’ 등 그룹내 ISP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업계 1위인 후지쯔의 니후티는 독자노선 추구를 고집하는 가운데 소니로의 매각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이에 앞서 NEC, 마쓰시타전기, KDDI, 일본텔레콤 등 일본의 주요 ISP 4개사 오는 6월까지 인터넷 서비스 제공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한 바 있다. 본지 4월 23일자 참조

 이같은 ISP들의 움직임은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독자 노선 걷는 후지쯔의 니후티=3월말 현재 518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후지쯔의 자회사 니후티는 이번 NEC 주도의 ISP 연합 불참의사를 밝히는 등 독자적인 서비스를 지속할 방침을 명확하게 했다. 지난 3월 끝난 지난해 회계년도에서 전년대비 6% 늘어난 639억엔의 매출을 기록한 니후티는 올해에는 광대역망을 이용하는 회원 확충에 중점을 두고 매출 목표를 700억엔으로 높여 잡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후지쯔가 니후티를 소니에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IT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후지쯔가 올해는 기업대상의 정보시스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최근들어 인터넷사업 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소니와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소니의 ISP부문 자회사인 소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의 ‘소넷’은 지난해 10월말 현재 회원수가 130만으로 6위에 머물고 있다.

 ◇향후 최대변수는 역시 NTT=일본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는 올해 그룹내 ISP를 단계적으로 통합해 나갈 방침이다. NTT그룹 계열 NTT커뮤니케이션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OCN’은 280만명(지난해 10월말 현재)의 회원수를 확보, 니후티, NEC에 이어 업계 3위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업계내 합종연횡이 가속되고 있는 배경에 통신망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통신회사 계열 업체의 진출로 접속요금 인하 경쟁이 불붙으면서 수익환경이 악화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내 최대 통신망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NTT그룹의 지원 아래 계열 프로바이더가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업체간 제휴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프로바이더 시장에는 군소업체를 포함해 무려 5000여 업체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프로바이더 연합의 탄생=일본내 2위 ISP인 NEC(BIGLOBE 이하 서비스명)를 비롯해 마쓰시타전기산업(hi-ho), KDDI(DION), 일본텔레콤(ODN) 등 4개사는 최근 인터넷접속서비스 부문 업무 제휴를 체결, 회원수 약 1000만명을 넘는 일본 최대 ISP 연합군을 탄생시켰다. 이들 4개 사는 다음달 말까지 협의회를 발족시키는 등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공동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지역별 중소 ISP의 제휴 참여의 길을 열어 놓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규모 연합체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

사진; 일본의 ISP 시장은 지난해 9월 야후재팬이 ADSL 서비스를 시작한 후 주요 통신 사업자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극심한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손정의 회장이 야후재팬의 ADSL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