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임베디드 프로세서에서 캐시가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주요 임베디드 프로세서 업체들이 지난 29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샌프랜시스코 새너제이에서 개최되는 임베디드프로세서 포럼에서 캐시가 아예 없거나 캐시의 용량을 줄인 대신 외부 메모리를 사용하는 차세대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것.
이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임베디드 프로세서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D램을 액세스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1차 또는 2차 캐시 메모리를 사용해 왔으나ASIC 디자이너들이 보다 다이(die) 크기가 작고 유연성이 있는 임베디드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밉스는 이번 포럼에서 캐시가 없는 대신 외부 S램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멀티프로세서 코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ARM은 향후 아키텍처에 대한 상세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행사를 주관한 마이크로디자인리소스의 최고 애널리스트인 캐리신더는 “ARM이 ‘ARM10’ 코어가 캐시에 보다 독립적이도록 재설계 작업을 하고 있으며 ‘ARM11’은 처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아예 캐시를 줄이는 모험을 택하는 대신 캐시의 용량을 줄이는 등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NEC는 단지 256 의 2차 캐시만을 채택한 대신 SD램 컨트롤러를 추가한 6비트 프로세서 ‘Vr7701’을 선보인다. IBM은 지시어 및 데이터를 위한 1차 캐시와 프로세서의 로컬 버스로 초당 5.3Gb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256 의 소프트웨어 제어 S램을 갖춘 ’440GX 파워PC’ 프로세서를 발표한다. 또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0.18미크론 공정 임베디드 D램으로 둘러싸인 ‘밉스 32비트 4Kc’ 코어에 기반을 둔 ‘SC-1’ 프로세서의 상세 사양을 공개했다.
재구성이 가능한(reconfigurable) 프로세서 코어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바는 재구성이 가능하고 확장성이 있는 ‘미디어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선보이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텐실리카로부터 라이선스한 ‘엑스텐사 코어’에 기반을 둔 얼굴인식 프로세서를 발표한다. 또 코어 라이선스 회사인 텐실리카와 ARC코어스는 각각 자사의 코어를 특정 응용분야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소개한다.
ARM과 밉스 등 주요 업체는 이번 포럼에서 차세대 칩의 상세 사양도 공개한다.
ARM이 선보이는 ARM11은 소용량 오디오·비디오 클립 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PDA와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카메라, 스위치·라우터, 자동잠김브레이크시스템(ABS) 등을 겨냥한 프로세서로 지난해 10월 처음 소개됐던 ‘ARM 지시어 세트 아키텍처 버전 6’를 처음으로 채택했다. 이 지시어 세트는 내부 클록속도를 350∼5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8단계 정수 파이프라인을 사용할 수 있으며 ARM은 이 프로세서 코어의 클록속도를 1㎓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ARM11은 0.13미크론 공정으로 만들어질 경우 7㎟에 0.4㎃/㎒의 전력을 소모하며 포켓PC, 팜OS, 심비안OS, 유닉스 등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CPU 제품 매니저인 에릭 숀은 “ARM11에는 MP3나 MPEG4 파일의 암호화와 복호화 시간을 줄여 부드러운 재생이 가능토록 해주는 새 프로세서 지시어가 포함됐다”며 “ARM11의 첫 디자인을 올해 4분기에 발표, 내년 하반기부터 최종 상품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밉스는 셋톱박스, PDA, 네트워크 장비 등을 위한 새 32비트 칩 코어인 ‘MIPS32 M4K’를 내놓았다. 이 칩은 단일 칩상에 2개의 프로세서를 설계하기 쉽도록 돼있어 네트워크 스토리지 장비, 가정용 게이트웨이 등의 데이터 대역폭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다. 코어는 0.13미크론 공정일 경우 300㎒ 이상의 클록속도를 제공하며 0.10㎃/㎒의 전력을 소모한다. 이 코어는 현재 라이선싱이 가능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