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서버 분야 최대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이하 선)의 50대 고위 경영진들이 잇달아 물러나고 있다.
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선은 스콧 맥닐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그동안 선의 2인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오던 에드 젠더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55)가 오는 7월 1일자로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전격 발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젠더는 지난 87년 선에 입사해 15년간 근무하며 선내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현재 유닉스 서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랫폼(OS)인 솔라리스는 순전히 그의 작품이다. 선은 젠더 사장의 주도하에 유닉스 서버 플랫폼을 ‘선OS’에서 ‘솔라리스’로 전환, 유닉스 서버 사업에서 성공했다. 그는 이외에도 선이 최근 발표한 메인프레임급 고성능 서버 ‘E10000’(일명 스타파이어)의 출시에도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등 선내외에서 누구나 인정하던 ‘2인자’였다.
선의 최대 고객인 닷컴 기업들이 몰락해 선이 덩달아 휘청거렸던 지난해에도 그는 3900명이나 해고하는 악역을 맡아 추락하는 선을 막아내기도 했다. HP와 컴팩 등 IT업체들은 새 CEO를 영입하려고 할 때마다 그를 단골로 명단에 포함시켰었다.
젠더 사장의 퇴임 소식이 전해지자 1일(현지시각) 선의 주가는 일년 중 최저치인 6.97달러로 폭락했다. 맥닐리는 젠더 사장의 퇴임에 대해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내가 그 일을 대신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선에서 큰 공을 세운 그가 떠나게 돼 무척 섭섭하다”고 밝혔다. 젠더 사장 외에도 최근 선을 떠나기로 한 50대 고위경영자는 4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래리 햄블리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부사장(55)이 퇴임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보다 며칠 앞서는 마이크 레먼 최고재무책임자(51)도 퇴임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는 존 슈메이커 컴퓨터시스템스 부사장(59)도 역시 오는 7월 물러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50대 경영진들과 달리 그동안 선의 리눅스 전략을 총괄해온 36살의 스테펀 드위트(36)도 선을 떠날 것이라고 1일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선의 50대 경영진 퇴장 행렬에 대해 “지난 일년간 적자로 고전해온 선이 최근 흑자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제하며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회기를 앞두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맥닐리 회장의 독선이 이러한 움직임을 초래한 한 원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