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IT뉴스의 현장>

 말聯, 이통 구조조정 착수

말레이시아의 국영 유선전화사업자인 텔레콤말레이시아가 말레이시아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인 테크놀로지리소스인더스트리(TRI)의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텔레콤말레이시아는 취약한 이동통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TRI의 인수를 추진해왔다. 때마침 TRI의 대주주인 타주딘 람리가 1억3000만 말레이시아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갚지 못해 자산관리공사인 다나하타가 채권 회수에 나서면서 텔레콤말레이시아는 TRI 인수의 기회를 잡았다.

 말레이시아텔레콤의 TRI 인수는 현재 5개에 이르는 이동통신 사업자 수를 3개까지 줄이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의도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다른 대형 이동통신사업자로는 맥시스커뮤니케이션과 디지닷컴을 들 수 있는데 모두 노르웨이의 텔너 소유다.

 89년 인수한 TRI를 굴지의 이동통신사업자로 키운 타주딘 람리는 말레이시아의 전 재무장관 다임 자이누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으나 다임 장관의 사임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이 끊긴데다 정부가 부채가 많은 기업을 정리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경영난을 겪어왔다.

 

 - 인도네시아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 무더기 도산 우려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국영 통신회사인 텔콤과의 경쟁에서 밀려 무더기 도산의 위험에 처해 있다. 이들 ISP는 기술력이나 가격에서 텔콤 소유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 텔콤넷인스탄에 뒤떨어져 시장 내 입지가 날로 줄어드는 형편이다. 실제로 전국 168개 도시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인도네시아 최대 ISP 와산타라넷의 경우 이달 들어 40개 도시에 대한 영업을 중단했고 메가넷, 가푸라넷, 웹88 등도 사업 규모를 줄였다.

 보통고객들은 인터넷 서비스 사용료로 ISP들에 시간당 3500루피아(450원)를 주고 텔콤에 전화비 195루피아를 별도로 지불해야 하지만, 텔콤넷인스탄의 사용료는 인터넷 서비스와 전화 요금을 합쳐 165루피아 정도에 불과하다. 또 민간 ISP들이 주로 아날로그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텔콤넷인스탄은 디지털 방식을 채택해 접속 속도가 훨씬 빠르다.

 전문가들은 “민간 ISP들이 인터넷 열풍에 편승해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곤혹을 치르는 것”이라면서도 “민간 ISP들이 경쟁에 밀려 대거 도산하면 지역 주민들이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 필리핀 기업 홍보활동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다양하게 활용

 

 필리핀의 이동전화 가입자 1200만명이 하루에 보내는 문자메시지는 약 1억 5000만건이나 된다. 필리핀의 문자메시지서비스(SMS) 홍보회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런 홍보행사들은 대개 게임이나 경품행사와 함께 진행되므로 사용자들의 참여도가 높아 홍보회사로선 제품도 홍보하고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필리핀의 SMS 홍보회사인 세켈솔루션의 경우 SMS를 이용한 기업 홍보를 대행할 뿐 아니라 인기 TV 게임쇼인 ‘게임 카 나 바’의 SMS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게임 카 나 바는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출제되는 문제들에 대한 답을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형식을 채택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MS 이용자에게 맥도널드 티켓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 적도 있다.

 세켈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홍보를 위해 SMS 등 이동통신의 적극적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글로브라는 회사는 SMS 게임쇼를 직접 제작, 자동차 등의 경품을 내걸고 GMA-7 채널을 통해 방송하고 있다. 대형 방송국들도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이미 SM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자메이카 이동통신업체 디지셀

 

 자메이카에서는 설립 1년밖에 안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메이카의 이동통신업체 디지셀이 지난 1년간 36만 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또 디지셀은 자메이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탈규제의 바람을 타고 있는 카리브해 연안의 영어권 국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지역은 영국의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C&W)가 100년 가까이 통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곳이라 이 신생회사의 선전이 더욱 화제다.

 디지셀은 에이레 계열 자본의 소유로 3년 전 자메이카 및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과 C&W가 독점 사업면허를 파기하고 시장을 자유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공을 붙잡았다. C&W로서는 섣불리 규제완화에 동의했다가 낭패를 자초한 셈이다.

 자메이카는 2년전 6만명이던 이동통신 가입자가 현재 70만명이 넘었고, 전문가들은 18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자율화와 시장 확대는 자메이카 이동통신 시장에 치열한 경쟁도 불러왔다. 미국계의 센테니얼사가 최근 사업을 시작했고, 조만간 제4사업자가 등장할 예정이지만 자메이카의 시장 규모가 네 회사를 감당하기엔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서 전운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디지셀은 세인트 루시아 등 인근 국가들로 진출하고 유선전화 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지만, 센트 루시아는 시장이 작고 유선전화는 한물 간 사업이라 고심 중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