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이 다시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려 14개월 만의 일이다. 산업자원부가 잠정집계한 4월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132억9200만달러로 작년 4월의 121억2100만달러보다 9.7%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39.6%), 컴퓨터(27.6%), 자동차(17.8%), 선박(11.1%) 등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던 반도체(9.3%) 수출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한다.
그동안 끝없이 추락하기만 하던 수출이 국내외 여건호전에 힘입어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더없이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4월 수출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수출 증가율이 아직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불투명하고, 1분기 급등세를 보였던 반도체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는 등 우리의 수출전선에 가로놓인 복병이 적지 않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상승국면으로 돌아선 수출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2000년 11월 이후 중단됐던 무역투자진흥확대회의를 재개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간의 무역 및 투자기조를 점검하고 부처별 무역진흥대책을 확인하는 등 우리 정부의 무역대책을 총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정부 부처 장차관과 수출유관기관 대표, 경제4단체장, 업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이 주재한 무역투자진흥확대회의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다양한 수출확대 방안이 제시됐다. 산자부는 물량위주의 수출전략에서 품질에 상응하는 제값받기 전략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우리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고품질·고가화 ▲벤처, 부품·소재, 신기술상품 수출역량 강화 ▲특정국가에 대한 과도한 무역흑자 또는 적자에서 탈피하는 등 국가별 무역균형화를 통해 수출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향후 구상을 밝혔다. 또 기존 산업의 지식·기술집약화를 도모하기 위해 IT·BT·NT 등 신기술과 기존사업의 접목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신용 수탁보증제도 확대 시행과 외국인기업 전용단지 추가지정 등 투자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정보통신부도 올 한해동안 IT분야에서 510억달러(무역흑자 150억달러)를 수출하겠다는 ‘글로벌 리더, e-코리아’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이동통신, 시스템통합(SI), 초고속인터넷 등 10대 수출 유망품목을 선정한 후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광인터넷 등 5대 IT선도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 전개와 함께 4세대 이동통신 등 우리의 IT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정립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나갈 계획이다.
모두가 우리의 수출전선을 확고하게 만들 수 있는 구상인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IT 전시회 참가 및 IT로드쇼를 지원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지원확대를 통해 수출금융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가 수출을 확대하려면 일류상품 발굴과 첨단기술 개발. 마케팅전략 등 종합전략이 필요하다. 더욱이 21세기는 정보기술과 바이오산업, 나노기술 등 기술혁명시대다.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존의 수출패러다임을 바꿔 수출강국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