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 위메이드 사장
중국에는 최근 국내 게임 업체들이 대거 진출, 게임분야에서도 한류열풍을 느끼게 할 정도로 중국 게임시장을 달구고 있다. 또 국산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이라는 해외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사전조사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게임개발에만 신경 쓰고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중국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게임이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로 오랜 시간동안 외국과 격리돼 있었고 게임시장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중국에 들어간 게임들은 그야말로 별천지의 새로운 놀이문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와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이 중국인에게는 새로운 놀이문화라는 것이다. 이는 바로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게임을 접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바로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말과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용법이 복잡하고 서양의 롤플레잉게임(RPG)같이 치밀한 공부와 사전지식이 필요한 게임은 너무도 어려워 먹힐 리 없다. 온라인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조작법과 게임방식이 간편하다.
또 중국의 경우 영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담으로 아이디나 패스워드라는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회사의 경우 게임에 등장하는 이름이나 명령어 등을 전환하는 작업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한다. 이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만 중국인들의 마음을 빼앗는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며 앞으로 중국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게임만 잘 개발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에게 유능한 매니지먼트가 존재하듯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게임 외적인 면에서의 지원이 허술하다면 중국 진출은 자칫하면 재주만 부리고 이득은 남에게 넘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에 신경써야할 점 중 하나는 현지 업체 선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게임 개발사가 전무하고 거의 수입사다. 그나마 게임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업체는 적고 대개 이익만을 생각하는 회사가 많다. 지속적인 서비스가 중요한 온라인게임의 경우 이러한 업체와 손을 잡을 경우 시장 진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지급능력이다. 중국에서는 외환관리가 대단히 까다로워 외국회사에 대한 대금 지불이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업체 선정시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언급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밖에 신경써야 할 점은 계약서다. 국내 개발자들의 경우 계약서의 내용을 허술하게 적는 경우가 많은데 가급적 세세한 부분까지 확실하고 철저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자칫 잘못하면 사소한 이유 하나로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또 계약서에 기입한 내용이 중국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잘 파악해야 한다. 국내 혹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내용이라도 중국에서는 전혀 다르게 적용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중국인들의 사업방식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거래를 해내기 어렵다.
앞으로 중국 게임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에서 서서히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국 정부도 중국 전역에 광역적인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시장은 확대해가고 있다. 때문에 더 많은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게임 제작으로 중국시장 석권을 꿈꾸면서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계획을 실현하려면 이들 여러 가지 요소를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달려드는 것은 그야말로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