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DMA 단말기업체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CDMA시장이 시간이 갈수록 우환거리가 되고 있다. 중국 CDMA 서비스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은 올해에만 1500만 가입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큰 소리를 쳐왔다. 이에 덩달아 국내 업계도 신천지를 찾아 골드러시를 감행, 과열양상까지 빚었다. 지난해 세계 단말기시장이 위축돼 걱정이 태산이던 국내업체들에는 차이나유니콤이 행운의 여신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상반기가 다 돼 가도록 국내 단말기업체들은 중국에서 황금을 캐기는 커녕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될지도 모를 위험에 처해버렸다. 중국 소비자들은 GSM보다 몇배나 비싼 단말기를 구입했는데도 통신상태가 GSM 단말기에 비해 형편없다고 아우성이다. 국내 단말기업체들은 서비스 초기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아예 단말기 판매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똑같은 국내 업체가 만든 단말기지만 GSM단말기는 품질이 좋아 호평을 얻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원인은 차이나유니콤이 CDMA망을 구축하면서 지역마다 서로 다른 업체들의 시스템을 도입, 시스템간 연동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국영회사인 차이나유니콤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국내업체들이 단말기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차이나유니콤의 CDMA 가입자유치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못할 경우 이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국내 중소업체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영회사인 차이나유니콤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라는 만리장성을 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한번 실감케 해주는 일이다. 누가 차이나유니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