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식기반이 흔들린다

 그동안 우리가 애써 키워온 고급두뇌들의 해외유출이 심각하다. 자칫 지식정보화의 기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급두뇌들이 취업이민을 통해 속속 한국을 떠나고 있고 해외고급인력들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보고서의 한국두뇌유출지수(지수값이 작을수록 지식유출 현상이 큼)는 지난 97년 6.94에서 2001년에는 4.11을 기록해 고급기술인력의 해외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리나라의 연구인력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지식자원이 불균형 현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다.

 실제로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경제에 기여도가 큰 반도체 분야에선 하이닉스인력의 3분의 2 정도가 떠났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첨단 지식정보시대에는 두뇌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 자산이 애써 우리나라를 떠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을 해왔지만 고급두뇌에 대한 처우개선이 별로 이루지지지 않아 일반직과 거의 다르지 않다.

 경기불안에 따른 고용불안정도 고급두뇌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이유중의 하나다. 실제 연구개발자들이 IMF 위기 당시 연구인력이 감원 대상 1순위에 꼽혔을 정도로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고급두뇌의 해외유출 방지는 말로만 해선 안된다. 고급두뇌들의 해외유출이 늘어날 수록 애써 축적한 우리 기술이 해외로 넘어가고 우리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반도체업체들처럼 회사특성상 연구인력이 가장 중용한 자산인데 이곳의 인력이 경쟁업체로 떠난다면 고급기술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고급두뇌의 유출을 방지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정부는 고급인력 공급을 꾸준히 늘리는 대책을 수립해 연구인력증가율이 OECD 표준보다는 상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에 있는 우리 고급두뇌들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과학재단을 설립해 정보통신생명공학등 10개 연구실에 연구비를 등을 집중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고급인력의 국내유치에 성공한 아일랜드처럼 우리 정부도 기존 연구소를 개편하거나 별도의 특정연구소를 설립, 첨단고도의 기술을 개발하는 인력들을 양성해 보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국내외의 유능한 지식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해외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우수 인력의 ‘두뇌유출’을 막기 위해 고액의 연봉과 각종 특혜를 제공한다고 밝힌 것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할일도 많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일상적으로하는 인사고과방법이나 급여체계를 개혁적으로 바꿔야 한다. 고급두뇌에 대해선 고액연봉을 지급하고 성과에 대한 각종 특혜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기여정도와 책임에 상응한 응분의 보상을 해 주는 그런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고급두뇌들의 해외유출은 반드시 막아야 할 일이다. 이를 방치하면 지식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정부와 재계의 획기적인 대책마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