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 부문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회복에 힘입어 세계 IT시장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0% 증가에 그쳤던 세계 IT지출은 올해 4.7%를 거쳐 내년에는 9.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IDC의 케빈 화이트 연구원은 “IT 회복 여건이 마련됐다”면서 “미국 경제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활발한 가운데 지난해 유보됐던 IT 프로젝트들이 재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CIO매거진이 북미지역 기업 CI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IT 투자 회복세를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가 1.4% 감소했으나 향후 12개월간 6.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IO매거진의 개리 비치 사장은 “CIO들은 올해를 IT투자 재개시점으로 본다”면서 “내년에는 이 부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루덴셜증권의 에드 야르데니 연구원은 “IT시장이 바닥을 친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들이 IT 투자보다 구조조정과 경영수지 균형 회복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에는 IT 투자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T 투자를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3.5% 감소한 미국이 올해 3.7% 증가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내년에도 IT 투자를 8.8% 늘릴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은 올해 6.2% 늘어나며 아시아·태평양도 4.7% 증가할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최근 일본에서 조사된 내용도 IT산업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내년 3월 말까지의 2002 회계연도에 일본 기업의 IT 투자는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세계 IT시장이 바닥을 쳤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면서 “그러나 지난 몇 년동안과 같은 괄목할 만한 성장흐름을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