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네티즌이 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 주요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일 영국 BBC방송은 이 같은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대부분의 국내 신문이 “그동안 정보통신부와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추진한 온라인 월드컵 생중계가 무산됐다”며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처리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아마 BBC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적인 체육 이벤트의 주요 경기 장면(하이라이트)이 인터넷을 통해 합법적으로 전세계에 전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한 듯했다.
BBC는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파트너인 야후와 손잡고 총 64개 월드컵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4분 정도의 비디오로 편집해 FIFA 공식 홈페이지(http://fifaworldcup.yahoo.com)를 통해 전세계에 방영하기로 합의하기까지 그동안의 논의상황을 친절하게 소개한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BBC가 이 기사를 비중있게 다룬 것은 인터넷으로 4분 동안 경기를 중계할 수 있게 됐다는 그 자체에도 의미를 둔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의 언론은 실황중계가 되지 않는 점에 대해 다소 실망한 듯하다.
양국의 차이야 어찌 됐든, 또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우리는 첨단 정보기술(IT) 덕분에 최근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뉴스를 거의 동시에 읽을 수 있게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를 통해 지구촌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오늘 점심시간에 어떤 화제를 올릴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인터넷 미디어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음악 저작권 징수를 둘러싼 분쟁이다. 미국 의회가 인터넷으로 방송되는 음악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저작권 사용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항의해 수백개 인터넷 라디오방송사들이 1일 전격적으로 웹사이트를 폐쇄한 사실을 미국 주요 언론사(웹사이트)들이 2일에 이어 3일에도 계속 대서특필하고 있다.
또 우리와 이웃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웹사이트)을 찾아도 역시 3일자 1면에서 ‘올해 들어 DVD 핵심기술 무단사용 문제로 소송 직전까지 내몰린 일본·중국의 전자업체들이 최근 DVD 특허사용 방법에 대해 극적인 타결을 보았다’는 심층분석 기사를 비중있게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기사를 대하면서 그동안 막연하게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던 인터넷의 ‘가공할 만한’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지구촌의 독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안방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국제면에 ‘제3세계 IT뉴스의 현장’을 새롭게 선보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더인디아타임스(http://www.indiatimes.com)를 비롯해 예루살렘포스트(http://www.jpost.com), 아라빅뉴스(http://www.arabicnews.com), 아프리카온라인 (http://www.africaonline.com), 방콕포스트(http://www.bangkokpost.com) 등 제3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매체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개할 계획이다. 다 인터넷 덕분임은 솔직히 부인키 어렵다.
<국제부 서기선차장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