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연료전지차 상용화 `시동`

밝은 하늘색 픽업 트럭이 지방의 한 공원 거리에서 시속 25마일까지 가속하자 이 트럭의 전기모터에서 고음의 ‘웽’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속도는 결코 자동차 최고 속도라고 볼 수 없지만 제너럴모터스(GM)로서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바로 이 회사 ‘시보레(Chevrolet) S-10’ 픽업 트럭 개조차의 이번 시승은 연료전지 차로는 처음으로 운전하고 있다는 속도감을 주는 수준인 시속 25마일에 성공한 것이다. 래리 번즈 GM 부사장은 연료전지 자동차 대량판매를 위한 힘겨운 노력을 42.195㎞의 마라톤에 빗대면서 “이날 시속 25마일까지 가속한 것은 이제 마라톤의 6마일 지점을 통과한 정도”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연료전지 차로 이 정도의 속도는 세계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GM 연료전지연구소 인근에서 시연된 이 트럭은 저유황 가솔린을 일련의 화학반응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연료전지 동력원인 수소를 얻는다. 저유황 가솔린은 공기 및 물과 섞인 후 여러 촉매 과정을 거치면서 수소와 탄소로 분리되고 수소는 연료전지 장치로 보내져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전기를 발생시킨다. 가솔린에서 추출한 수소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차는 순수 수소만 사용하는 연료전지 차 이전의 과도기적 기술이다. 대형 자동차 회사들은 너나없이 연료전지 차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연료전지 차를 운수회사 차량용 수준에서 1년 내에 부분적인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적당한 가격의 연료전지 차 대량생산은 오는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번즈 GM 연구개발계획 부사장은 “가솔린을 순수 연료전지 차 개발의 중간 단계로 이용하는 것은 기존 연료공급 인프라인 미 전역의 17만5000여 주유소를 고려할 때 합리적인 조치”라며 “그 많은 주유소가 하룻밤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