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베리타스 "요즘 잘나갑니다"

베리타스소프트웨어(Veritas Software Corp.)는 지난해 9·11 미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하이테크 대기업들에 가려 늘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인상이었다. 베리타스는 그러나 운명의 9·11 테러 이후 기업들에 핵심 데이터의 보호 필요성을 설득하거나 소프트웨어 스토리지 및 백업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순풍을 타고 있다.







 게리 블룸 베리타스 회장은 “베리타스가 이제 멋지게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고 자신했다.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베리타스는 9·11테러 영향을 받은 미 뉴욕과 워싱턴DC 소재 112개 고객사의 데이터 전부를 복구시켰고 그 뒤 이 회사 재난복구 세미나에는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이 세미나를 통해 컨설팅 계약이 늘어났다. 블룸 회장은 이 컨설팅 계약 증가가 소프트웨어의 매출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9·11테러 이후 이같은 베리타스 기업고객의 급증은 이 회사가 대형 하이테크 기업들이 위축된 시기에 오히려 성장을 구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리타스 매출은 지난해 24% 급증한 14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베리타스는 매출액 순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컴퓨터어소시에이츠, 피플소프트, 시벨시스템스 다음으로 7위의 소프트웨어 판매업체다.







 매사추세츠주 로웰에 있는 기술시장조사회사 가트너의 레이 패킷 분석가는 “상위 6대 소프트웨어 대기업들 모두가 베리타스의 매출을 크게 웃도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기 때문”이라며 “매출을 올리기 위해 브랜드가 반드시 유명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려져야 소비자들이 모여든다”고 진단했다. 블룸 회장도 물론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미 댈러스에서 폐막된 고객회의를 통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작정이다. 그는 “지금까지 베리타스는 브랜드 인지 제고 노력을 본격적으로 기울인 적이 없다”며 “베리타스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수준의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는 소프트웨어 대기업이라는 것을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블룸 회장의 브랜드 인지 제고 전략은 지난 수년 동안 오라클의 브랜드 인식 제고에 이바지해 온 제러미 버튼 최고마케팅책임자가 도맡게 된다. 오라클의 수석부사장이었던 그는 최근 블룸 회장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여 베리타스의 마케팅을 책임지게 됐다. 블룸 회장 자신도 오라클에서 래리 엘리슨 CEO의 측근으로 14년 동안 재직했었다.







 블룸 회장은 자신의 전 ‘보스’였던 엘리슨 CEO만큼 행동이 이채롭지는 못하지만 엘리슨 CEO로부터 마케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세계 최대 갑부 중 한사람인 엘리슨 CEO만큼 개인재산을 늘릴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오라클에 있는 동안 그래도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그는 오라클에서의 재직 마지막 1년 동안 스톡옵션을 행사해 2050만달러 상당을 챙겼다. 그는 지난해 베리타스로부터 180만달러의 연봉뿐만 아니라 주가가 연평균 10% 상승할 경우 스톡옵션을 지급받기로 한 계약조건에 따라 4년 뒤 6290만달러가 될 수 있는 스톡옵션 100만주도 받았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