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컴팩컴퓨터….’
통합(새)HP가 7일(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각 8일 오전 3시 30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발족함에 따라 20년 역사의 컴팩컴퓨터는 마침내 ‘역사 속 기업’으로 남게 됐다. 지난 82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설립된 컴팩은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출신의 로드 케니언, 짐 해리스, 빌 머토 등 세사람이 휴스턴의 한 식당에서 메모한 종이 냅킨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은 우연히 떠오른 이동형 PC에 대한 아이디어를 종이 냅킨에 적으면서 컴팩의 첫 사업아이템을 마련했는데 이후 이들 세사람은 벤처기업 투자가였던 벤 로젠에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제안, 3000달러를 지원받아 컴팩컴퓨터를 설립했다.
설립 1년만인 83년에는 업계 최초로 휴대형 PC를 발표,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IBM보다 15%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 그해 5만3000대를 판매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2년뒤인 85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업계 최초로 386 데스크톱PC를 86년에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89년에는 역시 업계 최초로 PC서버인 ‘시스템 프로’를 데뷔시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92년 10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64비트 ‘알파’ 칩을 개발, 당시 기네스북에 오르는 사건을 연출하기도 했다.
세계 PC시장을 94년 처음으로 석권한 이래 이후 2000년까지 근 7년간을 세계 최대 PC업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포천 500대 기업에 오르는 기록을 96년에 세우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컴팩은 97년과 98년에 각각 탠덤컴퓨터와 디지털이퀴프먼트를 인수, 무정지 및 유닉스 서버시스템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85년 뉴욕증시에 상장된 컴팩은 2002년 5월 3일(현지시각) 거래를 마지막으로 뉴욕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비록 컴팩이라는 회사는 과거가 됐지만 컴팩의 일부 제품은 컴팩시절 사용했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며 시장에 남아 있게 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