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원 이지아이티 대표이사 (kwyou@easyit.co.kr)
빗나간 벤처기업의 모습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기술개발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벤처기업인의 땀과 열정이 희석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을 탓하면서 한탄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이를 계기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서 기업의 본질인 경쟁과 상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그 반대급부로 살아간다. 그것이 성립하려면 소비자는 가격보다 가치가 커야 구입할 것이고, 기업은 원가보다 가격이 커야 이익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즉 제품의 가치(value)>제품의 가격(price)>원가(cost)여야 한다.
한편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는 경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쟁은 두 개 이상의 기업이 동일한 시장을 대상으로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일어난다. 따라서 기업이 계속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과는 차별되는 핵심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가지든가(기업의 효율성) 아니면 탁월한 기술과 품질, 서비스로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시켜 고가의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기업의 효과성) 한다.
경쟁에도 서로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보다 나은 제품, 나은 서비스, 나은 만족감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외 다른 어떤 것도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없다.
기업은 원부자재의 확보에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판매까지 전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많든 적든 간에 다른 기업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여기에는 경쟁과는 또 다른 협력관계가 성립된다.
한 기업이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은 기업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원부자재의 구매가격 인하와 내부 관리비용의 절감을 의미하고, 결과적으로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도 가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러나 기업이 가격보다는 가치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은 기업의 효과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는 기업이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고, 곧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에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요구하게된다. 다시 말해서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서로의 가격우선 또는 가격우선 정책에 따라 서로 영향을 받게 된다.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에도 서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상생이다. 상생이란 서로 공존공영해야지 한 기업을 위해 다른 기업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희생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급하는 기업은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납기 내에 완수하는 것을 생명으로 삼아야 하고 공급받는 기업은 발주사항의 준수와 대금 결제조건의 이행을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상생의 기본 토대가 될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함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동반자적 자세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정보와 자본, 기술의 교류도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비록 같은 하늘을 이고는 못사는 경쟁자라 할지라도 해외 같은 보다 큰 시장에 진출하거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경우에는 같은 배를 타는 것도 불사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이런 기본적인 경쟁과 상생의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성공한 벤처기업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래의 성공을 위해 오늘을 알차게 보내는 많은 기업과 그 조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용기와 힘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