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 원장(skchoi@ihd.or.kr)
흔히들 21세기는 ‘인재확보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이는 고급인력의 확보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며 가장 핵심적인 미래전략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양질의 고급인력은 마음먹기 따라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렵지않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기술인력의 해외취업은 곧 우리의 기술과 문화가 함께 보급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바탕 위에 우리 상품시장을 형성하기가 그만큼 쉬워진다. 따라서 기술인력의 해외취업은 그 분야의 기술과 제품의 수출을 촉진시켜 산업경쟁력 향상과 국력신장에 크게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기술인력의 활발한 해외진출이야 말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갖는 수출산업이라 할 수 있다.
IT분야에서 미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여러나라들도 본격적인 IT 기반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 나라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10년 이상 지속돼온 장기불황과 국가경쟁력 약화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으로 ‘공공·민간부문의 대규모 IT 프로젝트 추진’을 꼽고 있다. 예컨대 2001년 3월 정부 발표 후 본격화되고 있는 ‘e-Japan 중점계획’ ‘금융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SI프로젝트’, 아직도 COBOL 언어로 돼있는 각 분야의 ‘기존 전산시스템의 Web 환경전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도 IT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열쇠가 바로 IT기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 분야에 대한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나라가 공통적으로 겪고있는 애로사항은 무엇보다도 IT기술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며 그 문제가 하루 이틀새 해결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언론들은 향후 2005년∼2010년 사이 일본 IT인력이 30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어느 정도의 자체 양성과 5만명 이상의 외국 IT기술자 수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다. 중국 역시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사실상 백색가전 분야나 스위치,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의 로엔드(low-end) 제품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된 중국이지만, IT 전반의 고급기술 인력부족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 IT기술 인력시장이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없어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인은 일본, 중국과 같은 한자문화권으로 사회·문화적 유사성이 많아 빠른 언어 접근성을 보이고 있다. 또 우리 IT기술자들은 세계 최고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환경에서 웹기반의 다양한 상용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했던 경험이 풍부해 세계시장에서 높은 선호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정부와 대학, 산업계가 힘을 모아 양질의 IT기술 인력을 양성해 해외로 내보내는 일을 본격 추진할 때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나라 청년들은 과감한 도전정신과 고급 IT기술력 습득 및 현지적응 능력(언어·문화·인간관계) 등을 함양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정부차원의 해외취업 환경개선과 지원을 강화, 대상국 정부간 취업비자 요건 완화 등의 제도적 개선 노력과 해외취업 IT기술 인력양성에 필요한 예산 지원, 그리고 취업 지원센터 등의 허브기능 구축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객요구에 충실한 교육훈련 과정 개발과 운용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IT기술 인력의 송출 및 알선시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으로 인해 우리의 고급 IT기술 인력이 제값을 못받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술인력은 그 나라가 수출할 수 있는 최고의 수출품이다. 지금이야 말로 정보통신강국 대한민국 IT기술 인력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