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반도체 생산국 중 하나인 대만이 장기적인 가뭄에 따른 용수 부족 문제로 인쇄회로기판(PCB)은 물론 반도체 업체들까지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의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청명한 날씨가 오랫동안 계속됨으로써 반도체, TFT LCD, PCB 등의 전자산업이 용수 부족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기존 거래처들이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거래처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만의 기상당국은 맑은 날씨가 상당기간 계속됐으며 적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비가 올 확률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대만 정부는 지난 4일 야간 급수제한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PCB 업체들이 몰려있는 타오위안현은 조업과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체인 TSMC의 회장인 모리스 창은 “용수 부족이 반도체 주문과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정부가 상황 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용수 부족으로 인한 대만 업체들의 출하 감소, 주문 취소 등의 피해사례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업체들은 용수 부족에 의한 고객 이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급수제한 조치를 하더라도 최악의 상황이 아니면 공업 용수는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을 방문중인 인텔의 CEO인 크레이그 배럿도 “단기적인 용수 부족이 대만 기업에 대한 주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며 “주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립과학협회(NSC)는 신추과학단지(HSIP)의 용수 공급이 수요보다 20% 부족할 경우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중 절반 이상이 가동을 멈춰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NSC는 HSIP의 용수 공급이 6월까지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이베이 시 당국은 1일 물 공급량을 평소보다 20% 줄이고 다음 주부터는 관할 지역을 5개로 나눠 5부제로 24시간 용수 공급을 중단, 향후 49일간 대만 전역에 충분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이를 3부제로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TSMC·UMC 등 대만 반도체 업체의 용수 사용량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TSMC와 비슷한 규모의 웨이퍼를 가공하고 있는 국내의 한 반도체 업체의 용수 사용량은 하루 6만여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