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대역 시장에서 케이블 모뎀이 디지털 가입자 회선(DSL)에 비해 우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C넷(http://www.cnet.com)이 시장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의 ‘미국 가정의 광대역산업 통계’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케이블 모뎀은 DSL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앞서고 있어 미국 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다른 서비스들과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미국 가구들은 일반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을 중단하고 광대역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가지 방식 모두를 사용하고 있는 가구들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미국내 가구의 60%는 케이블 모뎀에, 45%는 DSL에 접속해 있다. 또 미국 가구의 70%가 고속 인터넷 접속을 위해 제2 회선 사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광대역 접속이 가능해지면 다른 회선의 사용은 포기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 사업자들은 ‘계층화된(tiered)’ 서비스는 물론 DOCSIS(Data Over Cable Service Interface Specification)와 같은 고속 전송기술을 속속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조만간 ‘주문형 광대역(BOD)’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지역벨사(ROBOC)들이 주로 제공중인 DSL 서비스는 망을 경쟁 업체에 개방해야 하는 규제에 발목을 잡혀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힘든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DSL은 또 초기 연결시간 지연과 과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역벨사들을 포함한 지역전화교환 서비스 업체들은 DSL 보급에 활발하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양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임란 칸은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DSL 보급은 답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케이블 사업자들도 장애물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이미 지난 3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DSL과 유사한 수준의 망 개방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정부의 규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보고서는 AOL과 MSN·어스링크와 같이 DSL서비스를 제공중인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들과 컴캐스트·유나이티드온라인(구 넷제로) 등 케이블 서비스를 제공중인 ISP들이 광대역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케이블 모뎀과 DSL사이에서 경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위성 서비스도 광대역 시장을 일정 부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됐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