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일 21세기정보통신 대표 david@21telecom.co.kr>
어느 조직이든 관리의 현장에는 ABC로 분류되는 활동이 있게 마련이다. 업종이나 회사의 성장단계 또는 관리자의 조직 내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모든 조직원, 특히 관리자는 매일 하는 업무를 이 세 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업의 CEO가 되면 ABC 활동의 절묘한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A활동이란 어드미니스터(Administer), 즉 일반적인 관리를 이르는 것으로 현상을 유지하고 존속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상 업무를 말한다. 엄밀히 따질 수는 없으나 인사총무관리, 회계, 영업관리 등의 활동이 이 범주에 들 수 있겠다. B활동은 빌드 비즈니스(Build Business), 즉 기업이나 조직이 향후 성장하고 번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일의 총칭이라 할 수 있겠다. 전략계획, 지식관리, 투자, 교육연수, 제휴, 네트워킹 등이 B카테고리로 분류될 것이다. 끝으로 C활동은 위기대응활동(Cater to Crisis)으로 기업의 유지나 성장, 발전에는 전혀 소용되지 않으나 내부에서 기인하든 외부 환경에서 촉발되든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홍역 같은 것으로 잘못 대응하면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자금조달 계획,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사항 처리, 환리스크 관리, 환경 친화적인 생산 프로세스의 재구축 등이 C활동의 대표적 예다.
시장과 기술, 고객의 취향 등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CEO는 ABC 세가지 활동을 어떻게 안배하고 권한을 위양하느냐에 따라 역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톱질하느라(A) 톱날 갈(B)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면 훗날 날이 무디어 톱질을 할 수 없게 될 때(C)에 결국 A와 B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어느 분야보다 빠르고 예측이 어려운 IT분야의 기업가라면 C활동에 최소한의 시간을, 그리고 적당한 A활동을 해 나가면서 미래 지향적인 B활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특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자신을 점검해 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