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고성능 셋톱박스 소프트웨어 TV어드밴스트 투자 보류

 다재다능한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컴퓨터를 지향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지털 TV 전략이 ‘값싸고 간단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선회했다.

 로이터는 MS가 고성능 셋톱박스 소프트웨어인 ‘MS TV어드밴스트’에 대한 투자를 보류, 온라인가이드 등과 같은 간단한 서비스를 앞세워 이미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한 경쟁사 따라잡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MS는 실제 이의 일환으로 이달 초 미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모토로라의 저가형 셋톱박스인 ‘DCT1000’과 ‘DCT2000’에서 운영할 수 있는 양방향 프로그램 가이드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MS TV의 유럽 마케팅 매니저인 마크 르 고이는 “보다 기본적인 방송중심 솔루션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이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명확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새로운) 시장 접근 방법은 케이블 사업자들이 이미 하고 있는 방식에 약간의 부가가치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S의 전략이 이같이 변한 것은 넉넉지 하지 못한 유럽 케이블 사업자의 주머니 사정 때문이다.

 유럽의 케이블 사업자들은 막대한 시설 투자로 인한 부채 때문에 300∼500달러대의 셋톱박스에서 운영되는 고성능 소프트웨어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셋톱박스에 장려금까지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케이블 업체들은 케이블을 이용해 TV, 인터넷, 전화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삼중 플레이’에 대한 개념을 애초에 포기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100달러 이하의 값싼 셋톱박스에서 운영되는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사업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고 MS가 홈 엔터테인먼트 컴퓨터 전략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은 MS가 게임기인 X박스를 TV엔터테인먼트용 허브로 구매하는 고객의 증가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TV어드밴스트를 인터넷, 게임, 주문형 비디오, 기타 양방향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소비자 제품으로 다시 포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